[준PO] ‘벼랑 끝’ 위기의 롯데, 최동원 정신이 필요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13 13: 10

정규시즌 3위 롯데가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할 수 있는 것은 해봐야 한다. 어쩌면 롯데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레전드 故 최동원의 정신이다.
롯데는 N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2패를 기록 중이다.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에서 NC의 집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제 한 판이라도 패하면 5년 만의 가을야구도 조기에 마감된다.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하지만, NC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시리즈 전망이 아주 밝지는 않다. 4차전이 비로 하루 밀린 것에 대한 손익 또한 마냥 롯데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 시즌 뒷심을 발휘하며 3위에 오른 롯데다. 시즌 초반 중·하위권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팀 전체가 단단하게 뭉쳤다. 마운드는 갈수록 힘을 냈고, 타선의 집중력도 무서웠다. 그 결과 두산에 이어 후반기 승률 2위에 오르며 줄곧 2~3위를 달려왔던 NC를 추월했다. 사직은 팬들의 행렬로 넘실거렸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들어 롯데의 기세는 주춤하다. 1차전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패했다. 2차전에서 마운드의 눈부신 역투 속에 1-0으로 이기고 분위기를 바꿨으나 3차전에서는 고비를 넘지 못했다. 따라갈 만하면 도망가는 상대의 뒷모습만 물끄러미 쳐다봤다. 팀 타율은 2할2푼2리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득점권에서는 더 무기력하다. 마운드도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5년 만의 가을야구가 주는 압박감은 당연히 심하다. 롯데라는 인기팀이라면 더 그럴 수 있다. 전체적인 압박감이 롯데의 전력을 100%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승부처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은 그런 지적에 논리를 더한다. 그러나 이제는 3경기를 했다. 벼랑 끝 상황에서 달라진 거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롯데는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故 최동원의 어록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다.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따내는 불세출의 활약을 선보였다. 7차전까지 이어진 이 혈투에서 최동원은 7차전의 나서는 각오를 “마, 한 번 해보입시다”로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미 체력은 바닥이었고, 자신의 어깨에 걸리는 짐은 갈수록 무거워졌다. 그러나 최동원은 “일단 나가 던지며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롯데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두려움과 부담감을 잠시 내려두고, 현재 자신과 맞서는 한 타자 한 타자에 집중했다. 더 이상 뒤가 없는 롯데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질 필요가 있다. 아직은 고개를 숙일 이유가 전혀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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