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첫 우승' 고진영, "미국 진출 시기, 충분히 고민한 뒤 결정"[일문일답]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10.15 17: 30

"LPGA 진출 시기는 충분히 고민한 뒤 결정할 것이다."
고진영이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서 '라이벌' 박성현을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하며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손에 얻었다. 고진영은 15일 스카이 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서 끝난 2017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적어낸 고진영은 경쟁자인 박성현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고진영은 LPGA 투어 9번째 대회 출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2015년 브리티시 오픈 준우승의 한을 풀며 우승상금 30만 달러(약 3억 4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다음 시즌 LPGA 무대에 직행할 기회도 잡았다. 한국은 고진영의 우승으로 2014년 백규정 이후 외국인 선수에게 내줬던 대회 우승컵을 3년 만에 되찾았다.

고진영은 "(박)성현, (전)인지 언니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면서 "LPGA 첫 우승을 고국의 많은 팬들 앞에서 하게 돼 더 뜻깊고 영광스럽다. 미국 진출 시기는 팀원들과 부모님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고진영과 일문일답.
-이날만 4언더파를 쳤다. 전반 보기 2개를 범했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초반에 보기 2개를 했을 때는 정말 당황했다. 골프는 끝까지 모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보기 뒤 긴장을 왜 하는지 캐디 딘과 얘기를 했다. 긴장할 이유가 없는데 나 스스로에게 압박을 주더라. 딘이 '압박감은 당연하다. 네 플레이를 하라'고 조언했다. 어떤 위기 상황이 와도 기회가 계속 올 것이라 되뇌이며 경기했다.
-LPGA 첫 우승이다.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을 따돌리고 우승했는데.
▲큰 의미가 있는 라운드였다. 과거 (전)인지, (박)성현 언니가 한국에 있을 때 의도치 않게 언니들과 경쟁 구도가 돼 스트레스가 많았다. 언니들한테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고, 오늘도 언니들이 잘 알려줬다. 우승 욕심이 크지는 않았다. 워낙 잘 치는 언니들이고, 세계랭킹도 나보다 훨씬 높은 언니들이라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보고 느낀 점이 정말 많았다.
-고국에서 첫 우승과 최다 갤러리 의미는.
▲한국에서 많은 우승을 해서 별다른 기분을 느끼지 못했는데 LPGA 첫 우승을 고국의 많은 팬들 앞에서 하게 돼 더 뜻깊고 영광스럽다. 인지, 성현 언니들의 팬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느끼게 됐다. 이동할 때 성현, 인지 언니 화이팅 소리가 많아 조금 속상하기도 했지만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4라운드 버디 6개를 기록했는데 어려운 14번홀을 되짚어 보면.
▲내 티샷은 러프로 갔다. 언니들은 좋은 페어웨이서 쳤다. 나도 정말 잘 쳤는데 공이 핀에 맞아 그린 끝으로 갔다. 연습 라운드서 해보지 않은 장소에 공이 가서 퍼팅 때 고민했다. 첫 번째 퍼팅을 너무 잘했고 두 번째 파 퍼팅도 잘돼 들어갔다. 깃발에 맞지 않았으면 조금 더 어려운 상황이나 러프로 갔을 것이다. 
-우승 확정 퍼팅을 성공시킨 뒤 기분이 어땠나.
▲전날 저녁부터 긴장을 너무 많이 했는데 후회없이 플레이 했다는 것에 울컥했다.
-LPGA 직행 티켓을 얻었는데 향후 계획은.
▲아직은 모르겠다. 다음주 KLPGA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있어 더 신경이 쓰인다. 미국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섣불리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2, 3번홀 보기를 범했는데 어떻게 스스로 극복했는지.
▲2, 3번홀서 연속 보기를 범했는데 이 때 유독 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람을 쉽사리 읽지 못해 실수가 있었고 선두를 내주면서 힘들게 이어갔다. 스스로에게 관대하게 생각하면서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11번홀 상황 설명은. 올 시즌 남은 KLPGA 투어 계획은.
▲11번홀은 짧은 버디 퍼팅이었다. 홀컵과 홀, 공 사이에 디보트가 있어서 확인하려고 인지 언니에게 물었는데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딘도 그렇게 얘기했다. 그러고 섰는데 내가 좀 잘 못봤다. 충격이 있었지만 다음 홀이 파3라 좋은 위치에 핀이 있었다. 자신 있게 스윙을 해 버디로 마무리했다. 다음주 바로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가 열린다. KLPGA 투어 선수이기 때문에 일단 남은 시즌에 집중하겠다. 미국 무대 진출 여부는 팀원들과 부모님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본인과 박성현의 7번홀 상황은.
▲성현 언니의 투온을 생각했다. 난 스리온을 생각했다. 어려운 위치였지만 세 번째 샷을 잘 쳤다. 오르막 버디 퍼트가 남았었다. 언니는 공격적인 이글 퍼팅을 했다. 난 안정적으로 붙이려고 했다. 내가 본대로 굴러가고 들어가서 굉장히 짜릿했다.
-승부처는 어디였나.
▲후반이 승부처였다. 11번홀도 있었지만 14, 15, 16번홀이 굉장이 중요했다. 14번홀 어려운 위치서 파 세이브했고, 15번홀서 까다로운 버디 퍼팅을 성공했다. 어려웠던 16번홀도 파로 마무리했다.
-캐디 딘과 2년 정도 함께 했는데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가.
▲딘과 2년 정도 같이 했는데 굉장히 냉철하면서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친구다.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는데 나와 좋은 궁합인 것 같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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