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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빛바랜 ‘조원우호’, 내년 기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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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조원우호’의 2년 간의 항해가 일단락됐다. 정규시즌을 3위로 끝냈지만 준플레이오프 탈락으로 가을에 빛바랜 ‘조원우 리더십’. 과연 내년을 기약할 수 있을까.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0-9로 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6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으로 롯데의 17대 사령탑 부임했던 조원우 감독이다. 부임 첫 해였던 지난해는 시즌 성적 8위에 머물면서 초보 사령탑으로 험난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성적의 책임을 물며 내부에서는 조기 경질 가능성까지 나왔지만 재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2년 계약을 맺었던 조원우 감독의 마지막 승부수가 될 2017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만해도 지난 시즌의 연장선과 같았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면서 이탈했지만 이대호의 합류로 타선은 중심을 갖추는 듯 했다. 그러나 타선의 폭발력이 살아나지는 않았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파커 마켈)과 부진(닉 애디튼, 브룩스 레일리)이 발목을 잡아 투수진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또한 불펜의 불안도 고질병처럼 따라다녔다. 전반기 성적은 41승44패 1무로 7위에 머물렀다. 전반기 한때 구단 내부에서는 감독 교체 의견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 조원우호는 쾌속 순항을 펼쳤다. 전반기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조쉬 린드블럼이 재합류하고 브룩스 레일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선발진이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필승조를 윤길현-장시환에서 박진형-조정훈으로 재편하면서 불펜진도 급격히 안정을 찾았다. ‘언터쳐블’ 모드였던 마무리 손승락의 헌신은 롯데 불펜진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완전하지 않던 타선은 적재적소에서 터지면서 팀을 상승무드로 이끌었다. 팀이 선순환을 이루면서 롯데는 강력한 뒷심을 보유한 팀으로 변모했다. 결국 후반기 39승18패 1무의 성적을 거두며 도합 80승62패2무, 구단 최다승 기록으로 지역 라이벌 NC마저 끌어내리고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조원우 감독은 선수단 우선 관리에 신경 썼다. 또한, 신중하면서 조심스럽게 경기에 접근했다. 그러나 때로는 이 관리 능력과 신중함이 사령탑으로서 냉철한 판단을 흐릿하게 했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순간의 아쉬운 선택들이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시즌 내내 조원우 감독을 따라 다녔던 ‘승부처 발언’은 조원우 감독에게 족쇄처럼 작용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조원우 감독은 관리 역량을 십분 발휘하면서도 과감한 결단으로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박세웅과 김원중의 성장, 박진형의 불펜 전환, 그리고 부상에서 복귀한 조정훈의 적재적소 투입, 타격이 아쉬웠던 앤디 번즈의 각성 등 롯데의 변화에는 조원우 감독의 선택이 있었다. 이러한 선택들이 모여 롯데는 정규시즌 3위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조원우 감독은 마지막 시험대에 올랐다. 바로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이다. 5년 만에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역량과 지도력은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했다. 가을야구 성적은 또 별개였다. 얼마나 롯데를 더 높은 위치로 이끌지 관심사였다. 

감독으로서 맞이한 첫 가을야구. 그러나 조원우 감독은 타선의 침체와 첫 가을야구에서 지략싸움에서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2승3패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 채 가을야구를 마무리 지어야 했다. 

이 날을 끝으로 조원우 감독의 2년 임기는 모두 마무리 됐다. 2년 간 성적은 288경기 146승140패2무(승률 0.510)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제 롯데가 조원우 감독과 재계약을 맺을 지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는 시기가 왔다. 

일단 조원우 감독의 재계약 명분은 충분하다. 2008~2010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2011~2012년 양승호 감독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를 이끈 사령탑이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한 올해 조원우 감독의 요청으로 합류한 김원형 수석 겸 투수코치와 함께 박세웅, 김원중, 박진형, 김유영 등의 영건 투수 자원들을 전략적으로 성장시킨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단과의 소통 능력은 코치 시절부터 충분히 인정받아온 터였다. 

그러나 가을야구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다. 내심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를 원했던 구단이었고, 향후 구단의 포스트시즌 성패에 따라 대형 내부 프리에이전트(FA) 강민호, 손아섭, 최준석 그리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을 노려볼 수 있는 지원 금액이 달라질 수 있었다. 이 부분도 조원우 감독의 재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호성적을 거뒀지만, 2년 임기 동안 '관리 야구' 외에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 것도 내외부에서 조원우 감독에 대한 저평가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조원우호’가 펼쳤던 2년간의 항해는 모두 끝났다. 가을에 빛이 바랬지만 감독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보여줬다. 과연 ‘조원우 리더십’은 롯데에서 지속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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