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에이스 성장' 장현식, 울분 안겨준 두산 정조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6 11: 00

이젠 토종 에이스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다. 한 뼘 더 성장한 장현식이 눈높이는 이제 두산을 향해 있다. 울분 가득했던 두산을 겨누며 플레이오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현식의 두 번째 가을야구다. 지난해 1군에서 정규시즌 막판 기회를 얻어내며 가을야구 엔트리에 들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장현식은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무려 5개의 볼넷을 헌납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치욕을 맛봐야 했다. 결국 장현식은 이후 가을야구에서 기회를 거의 받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단 ⅓이닝만 소화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의 장현식은 다르다. 한 뼘 더 성장한 것이 눈에 띌 정도다. 더 이상 미완의 ‘와일드씽’이 아닌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 했다. 31경기를 등판했고 10승에 단 1승이 모자란 9승(9패)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가을야구에서의 아픈 기억도 씻은 듯이 지워냈다.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의 역투를 펼치며 두 번째 가을야구에서의 선발 등판을 무사히 끝냈다. 초반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안정을 찾으면서 위력적인 구위로 7회까지 마운드를 버티고 내려왔다. 지난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마운드 위에서는 더욱 위풍당당했다.
어깨를 펴고 플레이오프 무대에 다시 나서는 장현식이다. 지난해 아픔이 있던 무대. 그리고 올 시즌 잘 나가던 장현식을 주저앉힌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출격한다. 장현식은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가장 많은 6경기에 나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91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 첫 선발승 상대가 두산(4월 16일 마산 두산전 5이닝 무실점)이었다. 그리고 지난 8월 13일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장현식은 8⅓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의 대역투를 펼쳤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장현식은 9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완봉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9회말 무사 1루에서 박건우의 번트 타구를 병살로 만들기 직전,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통한의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장현식은 주저앉았다. 그리고 장현식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두산 덕아웃을 응시했다.
이제 장현식은 지난 시즌 치욕을 겪었던 무대에서, 올 시즌 자신에게 울분을 삼키게 한 팀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 일정상 장현식이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은 유력하다.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10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후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휴식 기간이 있었다. 특히 두산의 1차전 선발로 유력한 더스틴 니퍼트와도 정규시즌 2번 만났다. ‘눈물의 등판’이었던 8월 13일 경기 상대 선발 투수가 바로 니퍼트였다.
장현식의 성장은 NC와 김경문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그리고 이제는 경기를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의 투수로 성장했다. 장현식 스스로가 마랐던 모습이기도 하다. 과연 장현식은 성장한 모습으로 눈물을 안겼던 상대에게 제대로 칼을 겨눌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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