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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랭킹에 드러난 한국축구의 민낯...WC 향한 제대로 된 로드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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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한국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국가랭킹서 중국에 뒤처진 62위로 떨어졌다. 면피용으로 사용되던 월드컵을 향한 로드맵이란 말이 우스울 정도로 몰락한 한국 축구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FIFA가 16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10월 FIFA랭킹에서 한국은 랭킹포인트 588점으로 지난달(659점)보다 71점이나 깎이면서 51위에서 62위로 떨어졌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라 자부하던 자존심이 산산조각으로 무너졌다. 아시아에선 이란이 34위로 가장 높았고 호주(43위), 일본(44위)이 뒤를 이었다. 이번 FIFA 랭킹 하락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중국(57위)보다도 낮다는 점이다. 

중국보다 순위가 밀린 것은 1993년 8월 FIFA 랭킹 산정 이후 사상 처음이다. A매치 부진이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 축구는 시리아전을 끝으로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미 한국 '공한증'이라는 말이 우습게 지난 3월 창사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에서 중국에 패한 바 있다. 결국 패배는 하반기 FIFA 랭킹에서도 밀리는 최악의 결과로 연결됐다.

'창사 참사'는 이전 대표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예견된 일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최악의 분위기에서도 대한축구협회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신임하며 '마 웨이'를 이어갔다. 홈에서 열린 시리아전에서 힘겹게 1-0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카타르 원정에서 2-3으로 패배하며 한국 축구의 몰락을 널리 알렸다.

초라한 순위때문에 월드컵 조 추첨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한국은 신태용 체제 이후 정말 힘겹게 월드컵 9회 본선 진출 달성했지만 경기력은 변한 것이 없었다. 특히 최종 예선 이후 유럽 원정에서 보여준 경기는 한국 축구 팬들을 비참하게 만들 정도였다. 대표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최악의 모습만 연달아 보여줬다.

성난 팬들이 신태용 감독과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귀국 당일 직접 항의에 나섰다.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이라는 모임은 인천공항 입국장에 '한국 축구는 사망했다', '문체부는 축협비리 조사하라'는 걸개를 내걸고 진을 치고 항의했다. 성난 팬들 모습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참패 때를 떠올리게 했다. 4년 만의 도돌이표다.

정작 귀국 후 열린 기자회견서 신 감독과 김 기술위원장은 한목소리로 "월드컵을 향하는 로드맵"을 강조했다. 연이은 참패는 결국 그렇게나 강조하는 로드맵을 망가트릴 정도로 한국 축구를 추락시켰다. 김 위원장은 "축구는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당장의 결과보다는 월드컵을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련을 겪으면서 개선점을 찾아내야만 한다. 지금은 그것을 찾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월드컵을 향한 로드맵의 달성은 분명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협회가 외치는 로드맵은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성 로드맵에 불과하다. 진짜 제대로 된 로드맵이라면 지난 브라질 월드컵 참패 이후 긴 호흡으로 러시아를 봐야 했다. 조 추첨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 이상 로드맵이 제대로 진행될 리가 만무하다.

2010년 남아공 이후 두 차례나 비슷한 방식으로 월드컵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감독이나 선수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 그냥 축구협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은 기자 회견서 "협회 내부 문제는 없다. 월드컵을 향한 총력 지원 노선은 이미 잘 돌아가고 있다. 단지 경기력이 안 좋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주장과는 달리 몰락한 FIFA 랭킹이 암시하듯 한국 축구는 미증유의 위기에 빠져있다. 가장 큰 문제는 모두 한국 축구가 엄청난 위기에 빠졌다고 호소하는데, 당사자들은 '우리는 괜찮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한국 축구를 둘러싼 암흑은 더욱 커질 수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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