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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PS 34⅓이닝 무실점’ 믿고 보는 가을 니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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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더스틴 니퍼트(36·두산)는 KBO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승(94승)을 거둔 선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굵직한 족적이 있다.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서 34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이 역시 KBO 리그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니퍼트는 원래 잘 던지는 투수다. 여기에 가을에 유독 더 강해지는 투수이기도 하다. ‘에이스’라는 이름이 절로 생각난다.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4경기(선발 10경기)에서 4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외국인 선수는 니퍼트와 다니엘 리오스 뿐이다. 다만 리오스의 가을은 니퍼트처럼 압도적이지 못했다. 최고의 가을 외국인 투수라고 할 만하다.

니퍼트의 무실점 행진은 끊길 줄 모른다. 2015년 준플레이오프 넥센전 이후 실점이 없다. 2015년 NC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6이닝 무실점, 2015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1경기 8이닝 무실점, 그리고 지난해 NC와의 한국시리즈 1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적어도 최근 3년 사이 ‘가을 니퍼트’를 공략한 팀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니퍼트가 시험대에 섰다. 올해 정규시즌 막판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니퍼트는 올해 전반기 17경기에서 9승6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지난해만 못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후반기 13경기에서는 5승2패 평균자책점 4.99, 특히 9월 이후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7.46까지 치솟았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뿌리치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은 “가을 니퍼트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팀이 정규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나가면서 보름 정도 푹 쉰 까닭이다. 니퍼트는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지만 30대 중반의 나이로 회복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그런 니퍼트에게 ‘휴식’은 특효약이다. 김태형 감독도 일찌감치 니퍼트를 1차전 선발로 내정했다. 김 감독은 ‘1차전 선발=니퍼트’의 공식을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신뢰가 강하다.

가을이 되면 귀신같이 살아나는 패턴도 있었다. 2015년이 대표적이었다. 당시 니퍼트는 잔부상에 시달렸다. 정규시즌 20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니퍼트라는 해가 저문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된 5경기의 여정에서 거의 완벽한 가까운 투구로 부활했다. 3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은 0.56에 불과했다.

시즌 때 많이 던지지 않은 것이 오히려 가을에 힘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여건으로 작용했다. 당시 니퍼트의 단일 시즌 성적은 포스트시즌 역사를 통틀어서도 손에 뽑힐 만했다.

두산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니퍼트에 대해 낙관 중이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에서 NC에 워낙 강했다. 2015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봉승, 4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 출격해 역시 8이닝 무실점으로 선방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NC 선수들도 “니퍼트의 공이 워낙 강력해 우리가 못쳤다”고 솔직하게 시인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올해 정규시즌 맞대결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통산 NC전 15경기 평균자책점도 3.66이다. 자신의 평균(3.48)보다 높다. 그러나 ‘가을 니퍼트’라는 이름 앞에서 그간의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실감한 지난 2년이었다. 니퍼트가 그 진리를 이어가기 위해 다시 마운드에 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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