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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드’와 ‘매직히포’ 이제 감독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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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90년대를 수놓았던 오빠부대의 원조들이 이제 중년의 감독으로 만났다.

서울 삼성은 17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홈개막전을 치른다. 상대는 현주엽 감독이 부임한 창원 LG다. ‘컴퓨터가드’ 이상민 삼성 감독과 ‘매직히포’ 현주엽 감독이 프로농구 사령탑으로 첫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두 감독은 90년대 한국농구를 대표한 포인트가드와 파워포워드였다. 이상민 감독은 수비수를 한 번에 깨는 정확한 패스, 날카로운 슈팅, 명석한 두뇌, 덩크슛까지 가능한 운동능력 등 포인트가드로서 갖춰야 할 모든 재능을 지녔다. 한국농구 역대최고가드를 꼽을 때 이상민 감독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준수한 외모까지 더해진 그는 ‘컴퓨터가드’ ‘산소 같은 남자’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이상민 감독은 당대 한국의 모든 스포츠스타 중 여성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였다.

현주엽 감독은 힘의 대명사였다. 신장은 195cm에 불과했지만 마치 하마를 연상시키는 덩치로 상대를 제압했다. 상대를 단번에 제압하는 몸싸움과 강렬한 덩크슛, 유연한 패스까지 갖춘 만능포워드였다. 현 감독은 ‘한국판 찰스 바클리’ ‘매직히포’ 등의 별명으로 불렸다. 파워풀한 플레이를 구사하는 현 감독은 주로 남성 팬들이 많았다.

연세대의 이상민과 고려대의 현주엽은 늘 적으로 만났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환상의 콤비였다. 특히 둘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뛰면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상민 감독은 필리핀과의 준결승에서 종료 직전 역전 3점슛을 꽂았다. 현주엽 감독은 중국과의 결승전 4쿼터 종료직전 동점 골밑슛을 넣었다.

프로에서도 승자는 이상민 감독이었다. 이상민은 추승균, 조성원, 조니 맥도웰, 재키 존스와 환상의 팀을 이뤄 대전 현대를 정규리그 3연패로 이끌었다. 반면 현주엽 감독은 무관에 그쳤다. 98년 드래프트 1순위인 현 감독은 1999-2000시즌 조상현과 맞바꿔져 청주SK에서 코리아텐더로 트레이드됐다. 그 시즌 SK는 이상민의 현대를 꺾고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현 감독은 ktf와 LG를 거쳤지만 결국 우승 없이 은퇴했다.

현주엽 감독은 14일 오리온과의 감독 데뷔전에서 81-74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시소게임으로 흐르자 현 감독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현 감독은 “프로에서 일승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며 데뷔승을 자축했다.

첫 경기서 승리한 현 감독은 “이상민 감독이 데뷔할 때 ‘눈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했었다. 남의 일이라서 쉽게 말했던 것 같다. 막상 내 일이 되니까 쉽지 않더라”며 웃었다. 이어 현 감독은 “이상민 감독의 삼성을 꼭 이겨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현주엽 감독의 두 번째 경기는 정말 쉽지 않을 전망이다. 꼴찌후보인 오리온에 비해 라틀리프가 버틴 삼성의 전력이 훨씬 탄탄하다. 조쉬 파월이 NBA출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LG가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거두며 지도자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상민 감독이 선배로서 한 수 지도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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