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명품 리드' 양의지, 1차전 13실점 오류 생겼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0.18 05: 53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은 NC 상대로 4연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포수 양의지가 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4경기에서 타율 4할3푼8리(7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고, 빼어난 투수리드로 4경기 동안 단 2실점으로 NC 강타선을 꽁꽁 묶은 공로가 컸다.  
1년이 지난 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은 NC를 또 만났다. 1차전, 두산은 선발 니퍼트가 5회까지 6실점으로 무너졌다.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은 '37이닝'에서 멈췄다. 이후 두산 불펜진은 8회 대량실점, 5-13으로 대패했다. 
'명품 리드'로 인정받는 양의지의 리드가 흔들렸을까. 양의지는 지난해 NC 타자들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중심타선은 변화구로 잘 공략했다. NC 포수 김태군은 "지난해 양의지 선배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1차전 초반은 푹 쉬고 나온 선발 니퍼트의 힘있는 직구 위주로 볼배합을 갔다. 최고 153km를 찍은 힘있는 직구를 과시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회 NC 톱타자 김준완을 직구 3개로 삼진, 나성범을 153km 직구로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박민우 타석까지 8구 연속 직구를 던지다, 마지막 체인지업 2개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투구 수 10개 중 직구가 8개.
2회 6번 권희동까지 직구가 무려 20구, 변화구로는 1회 2개와 2회 권희동에게 던진 슬라이더까지 3개만 요구했다. 박석민 상대로 양의지의 영리함이 빛났다. 직구를 좋아하는, 직구에 포커스를 맞춘 박석민에게 직구는 1개만 보여주고 바깥쪽 슬라이더 4개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회까지는 완벽한 리드와 피칭이었다. 
# 1차전 니퍼트 투구분석
이닝  FT   SL   CH  CU 
1회    8    0     2    0
2회   13    5    0     0
3회   14    4    7     1
4회    2     8    2    2
5회   11    5    4     3
6회    6     1    1    1
계    54    23   16   7
*FT=직구, SL=슬라이더, CH=체인지업, CU=커브
타순이 1바퀴 돌고 3회부터 양의지는 변화구 비율을 높였다. 김태군을 직구 4개에 이어 유리한 1B-2S에서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잘 뺏었다. 문제는 유격수의 1루 송구 실책. 김준완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3루. 체인지업을 2개를 던지고 한 개 더 던져도 될 타이밍에 직구가 높게 들어가 안타를 맞았다.
나성범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변화구에 약한 나성범을 떨어지는 체인지업 4개로 헛스윙 3회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KS와 비슷한 장면.
하지만 박민우에게 2B-1S에서 직구를 주문했다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1차적으로 니퍼트의 제구가 흔들려 직구가 치기 좋게 높게 들어갔다. 하지만 초반 직구 빈도가 높았고, 1회 박민우를 삼진 잡은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를 하나 더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양의지는 4회 볼배합을 확 변화시켰다. 직구는 단 2개, 변화구를 12개나 던졌다. 5회 니퍼트의 직구 구속이 147~148km로 떨어지면서 변화구 사인이 많이 나왔다. 직구 11개-변화구 12개. 1회 던졌던 볼끝이 좋은 150km대 직구가 나오지 않았기에 다.
김준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147~148km 직구 3개가 연거푸 볼이었다. 그러자 선택은 변화구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나성범에게 3회 삼진을 잡은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가 안타, 박민우도 체인지업을 때려 1루수 땅볼이 됐으나 2루 악송구로 1사 만루가 됐다.
이날 스크럭스 상대로 2회는 직구 6개(149~153km)로 삼진, 3회는 초구 커브로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초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2구 직구가 145km로 볼, 그러자 3구를 슬라이더로 주문했다. 그러나 행잉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밋밋하게 떨어지는 실투, 스크럭스는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니퍼트는 맞는 순간 뒤로 돌아보며 홈런임을 직감했다. 
니퍼트는 올해 정규시즌 30경기에서 6실점 이상 허용한 경기는 6차례나 있었다. 올해 평균자책점(4.06)은 부상을 겪었던 2015시즌을 제외하곤 가장 높았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도 6실점. 예년만 못하다는 니퍼트의 구위 저하 우려가 현실로 나왔다. 포스트시즌에 첫 선발 출장한 유격수 류지혁의 잇따른 수비 실수도 니퍼트의 대량 실점에 영향을 줬다. 박민우의 2타점 적시타와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 때 결정적인 실투가 문제였다. 양의지이 리드가 모든 것을 막아줄 순 없었다. 
2011년부터 7시즌째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니퍼트가 만루 홈런을 허용한 것은 딱 2번, 2013년 7월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송광민에게 1회 2사 후 만루포, 10월 3일 광주 KIA전에서 이홍구에게 1회 2사 후 만루포를 맞은 적이 있다. 포스트시즌에선 첫 만루 홈런 허용이다. 
양의지는 6회 1사 1,3루 위기와 7회 1사 1,2루 위기에서 함덕주, 이용찬을 잘 리드해 실점을 막아냈다. 하지만 5-6으로 추격 중인 8회 2사 1,3루에서 지석훈, 스크러스, 권희동(2루타), 노진혁(2루타), 손시헌에게 연속 5안타를 맞으며 대량 실점한 대목은 아쉬웠다. 
단순히 1패 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는 달리 두산 배터리가 NC 타자들의 기싸움에서 밀리는 모양새가 됐다. 2차전, 양의지가 어떤 볼배합과 리드로 반격을 할까.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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