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NC-두산 PO 3~4차전도 예상과 통계를 벗어나나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7.10.20 08: 32

NC 다이노스가 2017년 KBO 리그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 두산 베어스와 대결하게 되자 팬들과 야구인들은 두산의 일방적 낙승으로 대부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1, 2차전은 예측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1차전이 NC의 13-5 대승으로 끝나자 깜짝 놀라는 사람이 대다수였습니다.
2차전은 두산이 17-7로 1차전과 달리 크게 이겨 뚝심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 내용은 NC가 6회초까지 6-4로 앞서 NC가 이틀 연속 만만치 않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 이날 나온 홈런도 두산이나 NC 모두 4방씩, 포스트시즌 사상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으로 타격감은 비슷했습니다.
하여간 PO 1, 2차전에서 드러난 경기 내용은 예상을 벗어났고 기록과 통계를 빗나가는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접전을 펼친 NC보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두산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난 것입니다.
가장 크게 예측이 벗어난 사실은 양팀의 상대 전적입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NC와 두산은 2015년 플레이오프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맞붙은 상대입니다.
NC는 2015년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2승3패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4전4패로 허무하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습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맞대결 성적이 NC는 두산에게 5승11패로 가장 좋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최근 양팀의 상대 전적이 두산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데 1차전 결과는 NC의 13-5 대승이었습니다.
그것도 두산의 선발은 노련한 더스틴 니퍼트였고 NC는 포스트시즌 선발이 처음인 신예 장현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니퍼트는 NC 타선에 두들겨 맞으며 포스트시즌 36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도 멈춰야 했습니다. 특히 NC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24이닝 무득점에 4경기서 단지 3점만 뽑아냈습니다.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는 5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습니다, NC의 '차세대 토종 에이스' 장현식은 패스트볼 구속이 152km나 나오는 빠른 스피드로 초반에 잘 던지다가 3⅔이닝 4실점 후 교체돼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2차전에서는 두산 투수 중 안정된 투구로 꾸준하기로 이름난 좌완 장원준이 선발 등판했으나 5⅓이닝 6실점으로 엉뚱한 결과가 빚어졌습니다.
장원준은 두산으로 이적한 이후 2015년에 4경기, 지난해 1경기 등 총 5경기에 포스트시즌에 나섰는데 4승을 기록했습니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1경기에서도 두산은 이겨 장원준이 나온 경기엔 모두 승리했습니다.
2년간 포스트시즌에서의 평균자책점이 2.04에 불과했던 장원준이 이번 2차전에서는 자책점이 8.44나 됐습니다.
홈런 3방에 무너졌는데, 장원준이 한 경기에서 피홈런 3개 이상인 적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2014년 5월 21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처음입니다.
2차전에서 NC 선발 이재학은 3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습니다. 그래도 NC가 6-4로 리드를 하고 있어 2연승을 거머쥐는 것 같았으나 승부는 불펜 싸움에서 갈렸습니다.
두산은 불펜이 김승회 1⅓이닝 1실점, 함덕주 1⅓이닝 무실점, 김강률 1이닝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묶어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1차전에서 두산 불펜으로 나온 이용찬 1이닝 1실점, 이현승 ⅓이닝 3실점, 김명신 3실점, 이영하 1⅓이닝 무실점 때문에 우려하던 두산의 불펜이 아니었습니다.
반면 NC는 마무리 투수 임창민을 제외한 불펜 전원을 투입하고도 7-17의 참담한 패배를 당해 강한 불펜을 보유한 것으로 알았던 사람들을 어처구니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민호가 2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구창모 2실점(2볼넷), 맨쉽 ⅓이닝 3실점, 원종현 ⅓이닝 3실점, 임정호 무실점(야수 실책), 최금강 ⅔이닝 3실점, 정수민 1이닝 2실점으로 속절없이 붕괴했습니다.
특히 최주환에게 역전 만루포를 허용한 맨쉽의 부진이 크게 아쉬었습니다. 맨쉽은 올 시즌 21경기에 선발등판해 12승4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했습니다. 중간계투로 등판한 건 한차례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경문 NC 감독은 맨쉽의 현재 몸상태와 팀 마운드 사정을 고려해 맨쉽의 보직을 바꿨습니다.  본래 맨쉽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해 월드시리즈도 출전했습니다.
NC 유니폼을 입은 올해 선발투수로 변신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습니다. 전반기(8G 7승 ERA 1.53)와 후반기(13G 5승4패 ERA 5.21)의 차이가 컸습니다. 그의 후반기 부진이 NC 순위 추락의 원인이 되기도 해 김경문 감독은 그를 플레이오프에서 중간 구원투수로 기용한 것입니다.
김경문 감독의 기대대로 맨쉽은 1차전에서 장현식에 이어 두번째로 나와 1 2/3이닝을 던지며 6타자를 상대로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네번째 투수로 6회에 나와 1/3이닝동안 4타자를 상대로 2피안타(만루홈런 포함) 1볼넷으로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돼 하루만에 입지가 바뀌었습니다.
NC는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는 에이스 에릭 해커를 선발로 내보내지만, 4차전에는 이미 불펜으로 등판했던 선수를 선발투수로 내세워야 하는 처지입니다. 또 맨쉽이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원종현, 김진성 등 잦은 포스트시즌 등판으로 피로가 쌓인 불펜투수들이 문제입니다.
두산은 3, 4차전에서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등 비교적 안정적인 투수를 선발로 내보낼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니퍼트, 장원준처럼 얻어맞을 지 주목됩니다.
잠실구장보다 센터가 9미터, 좌우 거리는 3미터가 좁은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두 경기서는 얼마나 많은 홈런이나 장타가 터질 지, 아니면 변칙적으로 방망이 열기가 식을 지 두고 볼 일입니다.
그리고 1986년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 33번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무려 78.8%(26회)에 달하는데 NC가 이 기록에 걸맞게 웃을 지 아니면 21.2%의 두산이 명성답게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할 지 흥미로운 부문입니다. /OSEN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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