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발-좌타 라인' 약점 노출 LAD, 향후 변화 포인트는?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0 05: 55

1패 이상의 충격이었다. 물론 월드시리즈 진출 경쟁에서 여전히 월등한 우위를 점했지만 그 후도 염려스럽게 만드는 패배였다. LA 다저스의 향후 계획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17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을 2-3으로 패했다. 홈런 공방전이었다. 양 팀은 모두 솔로홈런으로만 점수를 뽑았다. 솔로포 세 방을 쏘아올린 컵스는 두 개에 그친 다저스를 간신히 따돌렸다.
물론 다저스는 여전히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고 있다. 남은 세 경기서 1승만 거두면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따낸다. 설령 오늘(20일) 5차전을 패하더라도 남은 두 경기는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여러 모로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4차전서 그간 드러나지 않던 약점을 몽땅 노출했다. 애리조나와 디비전시리즈 스윕부터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까지 선점하며 숨어있던 문제가 드러난 경기였다., 챔피언십시리즈는 물론 월드시리즈에 나서더라도 고민해볼 만한 시점이다.
# 부진한 '4선발', 류현진 카드는 여전히 '희박'
유독 가을을 심하게 타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커쇼는 올 시즌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8경기(14경기 선발) 등판, 89이닝을 소화하며 4승7패,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이름값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활약이었다.
올 시즌도 기대만큼은 아니다. 애리조나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6⅓이닝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컵스와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서도 4이닝 2실점으로 고전했다. 2경기 평균자책점은 4.76.
그러나 다저스는 2~3선발과 불펜진의 활약으로 연승을 거뒀다. 2선발 리치 힐은 2경기서 9이닝을 던지며 3실점을 기록했다.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이었다. 포스트시즌을 겨냥해 데려온 3선발 다르빗슈 유는 포스트시즌 2경기서 11⅓이닝을 소화하며 2실점에 그쳤다. 두 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불펜진의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켄리 잰슨과 마에다 겐타를 축으로 한 다저스 불펜진은 챔피언십시리즈서 14이닝 무실점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선발진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함에도 마운드가 탄탄한 이유다.
4선발은 이야기가 다르다. 사실 다저스가 4선발을 꺼낸 건 컵스와 4차전이 처음이었다. 디비전시리즈 스윕 승으로 4선발 알렉스 우드는 22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며 조기 강판했다. 후반기 12경기서 평균자책점 3.89로 고전했던 모습에 가까웠다.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우드 강행, 3선발 체제 가동, 그리고 4선발 자원 교체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우드 카드를 밀어붙이는 것이다. 챔피언십시리즈를 일찌감치 마무리 짓고 휴식을 취한다면 3선발 체제로 바꿀 가능성도 남아있다.
국내 팬들이 고대하는 류현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류현진은 지난달 30일 콜로라도전서 2이닝 5실점으로 고전하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여전히 팀과 동행하며 시뮬레이션 피칭을 소화 중이지만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 좌타 라인의 거듭되는 침묵, 잔루 야구 어쩌나
다저스는 4차전서 잔루 9개를 남기며 고개를 떨궜다. 이 중 한 명만 홈을 밟았어도 경기는 연장 승부에 접어들 수 있었다.
상하위 타선의 격차가 선명했다. 2번 코디 벨린저(5타수 1홈런), 3번 저스틴 터너(3타수 2안타 1홈런 2볼넷), 4번 야시엘 푸이그(3타수 1안타 1볼넷)는 제 역할을 다했다. 1번 크리스 테일러 역시 안타는 없었지만 2볼넷을 골랐다.
그러나 그 뒤를 받친 좌타 라인이 경기를 망쳤다. 5번 안드레 이디어(4타수 무안타 2삼진), 6번 커티스 그랜더슨(4타수 무안타 4삼진), 8번 체이스 어틀리(3타수 무안타 2삼진)이 주범이었다. 그나마 7번 야스마니 그랜달(1타수 무안타 3볼넷)이 분전했을 뿐이었다.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다양한 해결사들이 경기에 마침표를 찍고 있다. 그러나 테일러, 벨린저, 터너, 푸이그 등 우타자 일색이다. 그랜더슨은 포스트시즌 15타수 1안타, 어틀리는 9타수 무안타, 이디어는 8타수 2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사실 다저스 타격은 포스트시즌 들어 잠잠한 편이다. 챔피언십시리즈 4경기서 팀 타율은 2할1푼7리에 그친다. 3차전까지는 적시타가 나왔지만 4차전에서는 이 부분이 실종됐다.
상위 타선이 제아무리 북 치고 장구 쳐도 하위 타선에서 어느 정도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매 경기 두 자릿수 안타로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할 수는 없다. 결국 짜임새 있는 타선을 갖춰야 한다.
문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로건 포사이드, 찰리 컬버슨, 오스틴 반스 등 우타자가 엔트리에 있지만 모두 타격에서 듬직한 자원은 아니다. 다저스의 좌타 군단 침묵은 향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도 고민거리로 이어질 전망이다. /ing@osen.co.kr
[사진] 로버츠 감독(위). 우드(가운데). 그랜더슨(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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