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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개바람 뚫고 7언더파 노승열, “제 신분은 이미 군인” [더 CJ컵 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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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제주, 강희수 기자] “제 신분은 이미 군인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혹 우승을 하더라도 신분의 변화가 올 일은 없겠지만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입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내달 입대를 앞두고 있는 노승열(26, 나이키골프)이 제주 한라산 중턱을 휘돌고 있는 돌개바람을 뚫고 7언더파를 쳐 이날의 깜짝 히어로가 됐다. 

노승열은 20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컨트리클럽(파72, 7196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나라 첫 PGA(미국프로골프) 투어 정규대회, CJ컵@나인브릿지(THE CJ CUP@NINE BRIDGES, 총상금 925만 달러-104억 5900만원, 우승상금 166만 달러-18억 7700만 원) 2라운드에서 무려 7타를 줄이는 기염을 토했다. 이글 1개, 버디 5개를 적어냈다. 

한 라운드 7언더파가 크게 대단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20일의 나인브릿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날 기상청 예보 최대 풍속은 초속 6.7미터였지만 선수들과 갤러리들이 느끼는 체감 풍속은 훨씬 더했다. 한라산을 타고 넘어오는 바람은 함부로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했다. 1라운드에서 선두권을 형성했던 선수들도 한라산 돌개바람에 맥없이 무너졌다. 

이런 여건에서 노승열이 거둔 7언더파는 군계일학이었다. 

노승열의 7언더파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하나 더 있었다. 7오버파로 처참하게 무너졌던 1라운드 성적이다. 1라운드에서 1번홀 트리플보기, 15번홀 더블보기 등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노승열은 하루만에 전날의 수모를 깨끗이 갚았다. 이틀간의 격차가 워낙 큰 탓에 2라운드 중간합계는 이븐파다. 

노승열은 하루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르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내달 군 입대를 앞두고 골프를 완전히 손놓고 있다가 지난 15일 갑자기 대회 참가가 결정 되는 바람에 부랴부랴 맹연습을 했다는 것. 노승열은 “제네시스 챔피언십 출전 이후 클럽을 딱 한 번 잡아봤다”고 말했다. 노승열은 어니 엘스(남아공)의 갑작스런 불참선언으로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대타로 막차를 탔다. “어제 경기 후 연습장에서 한 시간 가량 연습하면서 겨우 감각을 되찾았다”는 게 하루 사이에 완전히 딴 선수가 된 이유였다. 

11월 29일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노승열은 미국인 캐디도 이미 정리를 한 상태였다. 때문에 이날은 아버지가 골프백을 멨다. 

노승열은 “데뷔 후 2, 3년 정도 아버지와 같이 투어를 돌다가 3년 후부터는 혼자 다녔다. 지난 번 제네시스 대회 때 7년만에 같이 호흡 맞춰 봤는데, 아직은 쓸만하더라”고 농담을 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군 복무를 마치고 투어에 복귀한 배상문에게로 옮겨갔다. 노승열은 “(배)상문 형이 정말 대단하다. 나는 겨우 한달 안 했다고 감각이 이렇게 무뎌졌는데, 상문 형은 2년 공백을 갖고도 잘하고 있지 않은가? 조만간에 예전 감각을 되찾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사진]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노승열. /제주=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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