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이상화는 금을 넘어 완벽을 꿈꾼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0.24 11: 19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는 남달랐다. 다른 선수들의 염원인 금메달을 넘어 또 다른 영역을 꿈꿨다.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들이 2017-2018 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을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대표팀 선수들은 훈련 공개 이후 공식 인터뷰에 응했다.
‘여제’ 이상화는 지난 20일 SK텔레콤배 제52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선수권대회에서 주종목인 여자 500m 2차 레이스서 38초23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2연속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건 간판스타다.

만약 이상화가 평창에서 추가한다면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년, 1992년, 1994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여자 500m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단일 종목 3연패를 성공한 선수는 없다.
평창서 500m 3연패를 노리는 이상화는 "소치 당시 '러시아가 한국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한국 선수들은 한국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 더 잘 타는 스타일이다. 떨리기보다는 기분도 색다르고 설레는 무대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 장에서 이상화는 대표팀 막내 김민선과 함께 인터뷰에 임했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치료와 재활을 병행했다. 그는 “무릎부상은 고질적이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다. 재활도 마찬가지고 그런 부상은 핑계 삼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상화는 인터뷰서 “올림픽을 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ISU 대회를 통해 기록을 향상시키면서 대회감을 익히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저절로 기록도 향상된다”고 밝혔다. 전인미답의 경지 단일종목 3연패을 앞둔 이상화는 금보다는 완벽함을 추구했다.
이상화는 “3연패를 위해 변할 것은 없다. 일단 항상 해오던 연습을 계속 하겠다. 작년 대회서는 부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실수가 많았다. 평창에서는 실수를 줄여 ‘완벽한’ 레이스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금메달보다는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레이스. 이상화의 목표는 남달랐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금메달을 간절히 원하겠지만, 나는 이미 2개나 가졌다. 나에게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금메달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상화는 “금메달을 원하는 것은 변함없다. 단지 실수 없는 완벽한 레이스가 더 중요하다. 내가 실수만 하지 않으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자신했다.
여제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 이상화는 “나는 이전과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간절하다. 결과에 대한 욕심보다는 일단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제에게 가장 큰 라이벌은 다른 선수가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이상화는 “라이벌로 불리는 고다이라 나오(일본)라고 해도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있다. 고다이라 외에도 잘 타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며 “몸상태가 회복하고 내가 완벽하게 경기한다면 특별히 걱정할 것 없다고 본다"고 투지를 다졌다. 여제가 보여줄 완벽한 레이스. 평창이 기다려지는 또 다른 이유다. 
한편 대표팀은 다음달 10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리는 ISU 1차 대회를 시작으로 12월 8~10일 치러지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4차 대회까지 약 2개월여 여정에 돌입한다. /mcadoo@osen.co.kr
[사진] 태릉=민경훈 기자 /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