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차남’ 허훈, ‘1순위 가드=성공’ 공식 이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30 15: 14

농구대통령의 차남 허훈(22·연세대)이 프로에 데뷔한다.
2017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30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거머쥔 kt의 선택은 단연 최고가드 허훈이었다. 이로써 kt는 기존 이재도와 함께 젊은 백코트진을 구성하며 가드고민을 단번에 해결했다.
역대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중 포인트가드는 총 4명으로 비중이 적은 편이었다. 아무래도 농구가 신장의 스포츠라 대형빅맨이 1순위로 뽑히는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정통 포인트가드는 1순위로 뽑힐 정도로 기량이 출중한 선수가 적었다.

2004년 양동근은 포인트가드로는 처음으로 1순위로 지명됐다. 양동근은 신인상, MVP, 챔프전 MVP를 독점하며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로 성장했다. 황금세대로 불렸던 2007년 영광의 1순위는 김태술이었다. 김태술은 연세대 동료 이동준(2순위)과 양희종(3위)를 제치고 가장 높게 가치를 인정 받았다.
이어 2009년 박성진이 1순위의 영광을 안았다. 중앙대시절 박성진은 오세근, 윤호영, 강병현 등 막강 멤버들과 52연승 신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프로에서 생각만큼 성공을 못한 박성진은 1순위 가드 중 유일한 실패사례다.
2010년의 박찬희, 2012년의 김시래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는 1순위였다. 경복고 시절부터 랭킹 1위를 고수한 박찬희는 장신가드의 시대를 열었다. 김시래는 모비스에서 우승을 경험한 뒤 LG로 이적해 주전가드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렇듯 박성진을 제외하면 전체 1순위 가드는 팀의 핵심으로 맹활약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양동근, 김태술, 박찬희, 김시래가 모두 핵심전력으로 맹활약하며 우승을 경험했다. 농구는 가드와 센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포인트가드를 확보하면 전력의 반은 구축한 셈이다.
허훈은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 kt를 재건할 재목으로 꼽힌다. 180cm로 신장은 다소 아쉽지만, 다부진 체격을 바탕으로 한 돌파가 뛰어나다. 돌파 후 빼주는 패스도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대담한 배짱으로 승부처에서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허훈은 용산고와 연세대 시절까지 팀에서 가장 오래 공을 만지는 선수였다. 외국선수가 있는 프로농구에서는 보다 간결하게 농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다행히 국가대표를 거치면서 허훈은 팀을 위해 희생하는 법도 배웠다. 허훈은 아버지처럼 불같은 승부욕을 가졌다. 좋은 쪽으로 발현되면 다행이지만, 경기를 그르칠 가능성도 있다. 허훈이 프로에서 보다 성숙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성공의 관건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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