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無冠의 제왕' 커쇼-벌랜더, 한 명만 대관식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1.02 06: 52

 얄궂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마른 '무관의 제왕'이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한 명은 성대한 대관식을 치르는 반면, 한 명은 또 고배를 마실 처지다.
클레이튼 커쇼(29, LA 다저스), 저스틴 벌랜더(34, 휴스턴 애스트로스) 이야기다. '지구 최강'인 커쇼는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 중 최고로 손색이 없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벌랜더는 '금강불괴'로 리그를 호령했다. 두 투수의 공통점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다'는 것이다.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을 벌인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최종전. 벌랜더와 커쇼 둘 중에 한 명은 월드시리즈 첫 우승을 맛보게 된다.

벌랜더가 더 절실하다. 2006년 신인상을 차지한 벌랜더는 2011년에는 24승5패 250탈삼진 평균자책점 2.40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 리그 MVP와 사이영상을 동시 수상했다. 올스타에 6차례 선정됐다. 13시즌 동안 385경기(23완투)에 출장해 통산 188승 114패 평균자책점 3.46 탈삼진 2416개를 기록했다. 우승 빼고는 이룰 것은 다 이뤘다. 케이트 업튼이라는 아름다운 약혼자까지.
벌랜더는 디트로이트 시절인 2006년과 2012년 두 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됐다. 2011년과 2013년에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탈락했다. 2014년에는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
올해 8월말 벌랜더를 '우승 청부사'로 영입하려는 휴스턴의 트레이드 제안을 받아들여 팀을 옮겼다. 휴스턴 이적 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10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다,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월드시리즈 무승 징크스(5경기 4패)를 떨치지 못했다.  
자신의 손으로 우승을 확정짓지 못한 벌랜더는 경기 후 "7차전에 던질 수 있냐고요? 당연하다. 지금 던질 수도 있다. 몸 상태 좋다"고 7차전 불펜에서 대기한다.
커쇼는 현역 최고의 투수로 이견이 없다. 2011년부터 7년 연속 올스타에 뽑혔고, 3차례 사이영상과 1차례 리그 MVP도 수상했다. 10년간 292경기(25완투)에 출장해 통산 144승 64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남은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 뿐이다. 
그러나 가을만 되면 유난히 약했다. 커쇼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8경기에 출장해 4승7패 평균자책점이 4.55였다. 가을에는 그저 평범한 투수였다.
7번째 포스트시즌을 맞아 커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에 이어 월드시리즈 1차전까지 첫 4경기에서 3승 무패를 기록했다. 처음 진출한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11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4⅔이닝 4피안타 3볼넷 6실점으로 부진, '가을야구 징크스'를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했다. 팀 타선이 4-0, 7-4로 두 차례나 여유있게 리드를 안겼으나 지키질 못했다. 벼랑 끝에 몰린 6차전에서 불펜 대기했던 커쇼는 승리 후 "7차전에 27이닝도 던질 수 있다.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과연 누가 우승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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