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장민재의 반성, "혹사 아닌 과욕이 문제였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11 06: 02

"욕심이 너무 컸다". 
한화 우완 투수 장민재(27)는 큰 기대를 안고 올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해 선발·구원을 오간 장민재는 48경기에서 119⅓이닝을 던지며 6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4.68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선발 후보로 맞이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33경기 62⅔이닝을 던지며 2승5패 평균자책점 7.76에 그쳤다. 
결국 지난 9월10일 대전 NC전을 끝으로 올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다. 그 후 서산에서 몸을 만들다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선후배들의 강력 추천으로 새로운 '투수 조장' 타이틀까지 달았다. 선배 송창식은 "이제 민재가 조장을 할 나이가 됐다. 조장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즌이었지만 장민재는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주변에선 '혹사 후유증에 의한 부진'이라고 하지만, 장민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스스로 너무 욕심을 부린 게 문제였다고 자체 진단을 했다. 다음은 장민재와 일문일답. 
- 올해 부진에 대해 혹사 후유증이란 평가가 있다.  
▲ 그거와는 크게 관계없다. 나 스스로 오버를 했다.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더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욕심을 부렸다.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야구가 어려워지더라. 내가 하던대로 했어야 했는데 욕심이 많아지다 보니 자기 꾀에 넘어간 셈이다. 주변에서도, 나 스스로도 기대치가 높아지다 보니 그렇게 됐다. 야구를 조금 안다 싶으니 또 벽에 막혔다. 
- 원래 욕심 많고, 노력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 원래 욕심이 많은 스타일이지만 과욕이 오히려 안 좋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올해는 그런 욕심이 너무 심했다. 주변에서 '장민재 올해는 더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그것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많은 신경을 썼다. 팬들도 실망을 많이 하셨는지 욕을 많이 먹었다. 어느 날에는 퇴근할 때 차에 욕이 쓰여진 쪽지가 있기도 했다. 가족들도 기사 댓글을 보며 상처를 받기도 했다. 내가 야구를 잘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그런 점에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다. 
- 한 달 정도 시즌을 먼저 마무리했는데. 
▲ 이상군 감독대행님께서 배려를 해주셨다. 서산에 가서 공을 잡지 말라고 하셨다. '몸 조리 잘해서 충전해라. 올해만 야구할 게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한 발 뒤에서 다시 야구를 보니 새롭게 보이더라. 반성이 많이 됐다. 그동안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안 되니까 미칠 정도였다. 노력한다고 바로 되는 게 아닌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생각하며 재충전했다. 
- 마무리캠프 와서 투수 조장을 맡게 됐는데. 
▲ 송진우 코치님이 선수들에게 누가 조장을 하면 좋을지 물어봤고, 후배들이 나를 뽑았다(웃음). 팀에 어린 후배들이 많아졌다. 이번 캠프에서 내가 나이로 6번째다. 새로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오셔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야구를 즐기면서 하자고 하신다. 송진우 코치님도 억압적으로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훈련 시간은 짧아졌지만 각자 해야 할 것에 더 집중한다. 
- 마무리캠프에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나. 
▲ 올초만 하더라도 볼이 괜찮았다. 4~5월, 6월까지도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7월부터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느꼈다. 웨이트뿐만 아니라 야구 체력을 기르는 운동을 배웠다. (류)현진이형에게도 그런 부분을 많이 물어봤다. 
- 송진우 코치와 다시 재회하게 됐는데 어떤가. 
▲ 송진우 코치님은 '네가 구위로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니 제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올해 투구 영상들을 보며 어떤 부분에 차이가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신다. 심리적으로도 스스로와 싸우지 않도록 주문하신다. 멘탈이 가장 중요하다. 작년에는 자신감이 있으니 투볼, 스리볼에도 자신 있게 들어갔는데 올해는 그런 게 없어졌다. 
- 새로운 코칭스태프 체제에서 전체적은 훈련 분위기는. 
▲ 너무 좋다. 훈련 시간은 짧아졌지만 기술, 웨이트, 러닝 단계별로 딱딱 하고 빠지다 보니 집중도가 높아졌다. 쉬는 것도 하나의 훈련이라 생각한다. 선수들 스스로 부족하다 싶으면 알아서 더하는 게 보인다. 예전 훈련이 힘들었지만, 그것도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 하는 추억이 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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