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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커피 한 잔①] 강윤성 감독 "돌파구 없던 '범죄도시', 650만 흥행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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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진리 기자] '범죄도시'가 700만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범죄도시'의 반전 흥행 뒤에는 17년간 영화 한 길만 팠던 강윤성 감독의 우직한 역사가 있다.

강윤성 감독이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인 '범죄도시'를 선보이기까지는 무려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누군가는 포기하라고도 했고, 강윤성 감독 스스로가 뜻을 접고자 결심한 때도 있었다. 그러나 너무나 길었던, 행복하고도 고통스러웠던 17년은 그저 낭비된 것만은 아니었다. '대기만성형 늦깎이' 강윤성 감독은 17년 동안 조용히 내공을 쌓았고, 상업 영화 연출 데뷔작인 '범죄도시'를 통해 단번에 그 내공을 200% 발휘했다. 

무엇보다 '범죄도시'의 흥행이 값진 것은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일 터다. 17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신인 감독, 충무로 톱배우들 속에 누군가에게는 아쉬운 캐스팅이었을 마동석과 윤계상, 조연부터 단역까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얼굴들, 좌 '남한산성'-우 '킹스맨'으로 대표되는 최악의 대진운까지, '범죄도시'의 흥행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만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 어려운 것을 '범죄도시'가 해냈다. 대작들을 뚫고 개봉 두달째 맹위를 떨치며 한국 청불 영화 흥행 역사를 바꿔나가고 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에 이어 '부라더'까지 흥행시키며 '마동석이 있어야 충무로 흥행이 된다'는 공식을 세웠고, 윤계상은 13년 만에 스크린 흥행이라는 짜릿한 성취를 거두며 충무로 대세로 우뚝 섰다. 또한 진선규, 김성규, 홍기준, 허동원, 하준, 허성태, 박지환 등 '범죄도시'가 발굴한 얼굴들은 이른바 '충무로 공무원'들을 제치고 2017년 최고의 활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강윤성 감독은 흥행과 함께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영평상 시상식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흥행부터 평단의 극찬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범죄도시'의 진정한 승리다. 

강윤성 감독은 "1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다. 그저 영화 한 편만 만들면 감사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관객 분들께 사랑받고, 상까지 받으니 실감이 안난다. 너무 감사하다"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강 감독은 배우들이 발견, 혹은 재발견 된 것에 가장 기뻐했다. 강윤성 감독은 "무엇보다 '범죄도시'에 나온 배우 분들이 너무 다들 잘 돼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뿌듯하기도 하다"며 "개봉 전에 우리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 '미생'처럼 다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실제로 이뤄져서 좋다. 스태프들의 개개인의 능력을 다 끌어왔고,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를 해줬다. 우리 모두의 영화라는 표현이 가장 잘 맞는 표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범죄도시'는 모든 것을 포기한 순간, 찾아온 황금같은 기회였다. 마동석과 함께 약 4년 전부터 기획에 돌입했지만 실제 제작까지는 가시밭길이었다. 결국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고 생각한 강윤성 감독이 영화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하고 마음을 정리하러 떠난 여행지에서 '범죄도시'에 투자가 확정됐다는 전화를 받았고, '범죄도시'의 제작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사실 '범죄도시'는 4대 메이저 투자사들은 물론, 중견 투자사들에게도 다 거절 당한 작품이에요. 더 이상 진행될 수 있는 여지가 없었죠. 현실적으로 돌파구가 없었거든요. '끝나는가보다'라고 생각했죠. '범죄도시'도 그때 3년을 준비했는데, 또다른 영화를 준비하자니 도저히 불가능하겠더라고요.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의욕도 안 생기고(웃음). 그때는 진짜 빚도 좀 있고 해서, 진짜 영화를 그만둘 생각이었어요. 실제로 영화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하고, 마음의 정리를 할 겸 집사람이랑 스페인으로 떠났어요. 스페인에서 우연히 먹은 올리브가 너무 맛있길래 올리브 장사를 해볼까 생각까지 했었죠. 그런데 그때 연락이 온 겁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범죄도시'는 모두의 절박함 속에 완성됐다. 막다른 골목에서 빛을 본 강윤성 감독, 기획부터 주연까지 맡았던 마동석, 13년 동안 너무나도 흥행이 절실했던 윤계상, 그리고 진선규부터 하준까지, 어느 누구 하나 절박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너무나도 절박했기에,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배우부터 스태프들까지 밤낮없이 '범죄도시'에 매달렸다. 그 절박함은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났고, 관객들은 이들의 절박함에 영화 관람과 호평으로 응답했다.

'범죄도시'는 이제 600만을 넘어 700만 고지를 향해 가고 있다. 강윤성 감독은 "이제 내려놓았다"고 말한다. 강윤성 감독은 "사실 600만까지는 스코어 확인을 했었다. 그런데 600만을 넘어서니까 정말 내려놓게 되더라. 너무 숫자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미 너무나도 과분한 사랑을 충분히 받았다. 이제는 또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Oh!커피 한 잔②에서 계속 됩니다.)/mari@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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