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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커피 한 잔] 방은진 감독이 말하는 #메소드 #여성영화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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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민경 기자] 배우 방은진에서 이제는 감독 방은진이 더 익숙해진 방은진 감독이 오랜만에 영화 ‘메소드’로 돌아왔다.

방은진 감독이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메소드’는 극 중 화제의 연극 '언체인'에 캐스팅된 연기파 배우 재하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돌 출신 스타 영우, 그리고 재하의 연인 희원, 세 사람의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80여 분의 길지 않은 영화지만 파격적이고 강렬한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메소드’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지만 방 감독은 퀴어영화가 아닌 멜로 영화라고 설명했다.

방은진 감독은 최근 서울 사당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해 “‘메소드’는 연기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퀴어로 보기에는 장르적으로는 약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은 장르는 기본적으로 멜로였다. 제가 워낙 좀 인물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그런 병이 있다. 연극무대를 클라이막스로 넣게 되면서 조금 더 배우들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고 거기에 제 장기인 스릴러틱한 요소도 가미하고 이러면서 멜로라고 하기에는 결이 강한 영화가 나오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재하라는 인물에 마초적인 느낌이 강한 박성웅을 매치하기란 쉽지 않다. 방 감독은 박성웅을 캐스팅한 계기에 대해 “이 역할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또 연극 경력이 있는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성웅에게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본인이 끌린다며 3일 만에 연락이 왔다”며 “박성웅 씨는 지금까지 안 해본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래서 더 끌렸던 것 같다. 물론 부끄러워하고 나름 긴장도 했던 것 같더라”고 답했다.

영화에서 단연 돋보였던 인물은 영우 역의 오승훈.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박성웅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방 감독은 “오승훈 배우는 촬영 3일 전에 결정이 됐다. 영우라는 인물이 이미지적으로나 연기도 좀 되어야 되고 그렇기 때문에 조건 자체는 까다로웠다. 거기다가 금방 촬영을 해야 해서 스케줄이 다 비워졌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에게 엄청난 복덩이가 찾아온 것”이라며 “박성웅 씨 이미지랑 반대였으면 했고 조금 여린 모습이었으면 했다. 현장에서 우리도 깜짝 놀랐다. 승훈이가 이만큼 못했으면 이거 분량 다 못 찍었을 것 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방 감독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도 했다며 “그런 고민을 안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다른 배우를 캐스팅 했어야한다. 그리고 배우들의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서 너무 많은 욕심을 내는 게 과연 맞을까 그런 자문도 많이 했다. 만약에 해외의 관객들을 겨냥하고 생각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그냥 이 정도 선택한 게 현명한 것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은 든다”고 답했다.

앞으로 연기는 또 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연기에 대해선 일단은 아무도 날 캐스팅 안 한다. 내가 나를 캐스팅 할 생각은 아직은 없다. 영화 처음 시작할 때는 ‘언젠가는 내가 스스로 주연하고 연출하는 작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것이 지금 목표는 아니다. 오히려 대중들과 더 호흡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고 언젠가는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연출 하나에 집중하는 걸로 제 능력은 거기까지인 것 같다”며 “지금의 보람은 저랑 작업했던 배우들이 그래도 배우출신 감독이어서 우리랑 언어가 같아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나 그들이 영화 속에서 빛나는 것, 이런 것들이 훨씬 더 기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여성 영화가 많이 없다는 말에 대해서는 “원래 할리우드에서도 잘 없다. 할리우드도 여성감독이나 여성 원탑 영화는 1퍼센트 밖에 안 된다. 그리고 여자 원탑인 영화에 대해서 관객들이 조금 덜 신뢰하는 게 있다. 잘 안 되는 거다. 기획은 많이 되고 있다. 왜냐면 안 나왔기 때문에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앞으로 점점 바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은진 감독 역시 블랙리스트에 올라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는 “엄청 제약을 받았다. 그래도 저는 설마 설마 그랬다. 근데 국정농단을 보면서 그러고도 남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던 건 저보다 더 심하게 겪었던 사람이 훨씬 더 많으니까 제가 감히 그렇게 얘기를 못 하는 거다. 배부른 소리처럼 보이니까. 누가 봐도 저는 잘나가는 사람처럼 보이니까 그런 예의 없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충분히 아시겠구나 싶었다”며 “그런데 그럼에도 촛불로 이겼다. 그만큼 우리의 시민의식이 높아졌다고 생각하고 관객도 그렇다. 추석 극장가를 보면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들을 골고루 봤다. 우리 현실에 맞는 영화들, 장르에 충실한 영화들이 또 더 많이 나오게 되고 관객들이 선택해서 보게 되고 그런 시기가 곧 올 거라고 믿고 싶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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