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재원, "예비신부-감독님 위해 마지막 각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15 09: 00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란 각오로 준비해야죠". 
한화 사이드암 투수 정재원(33)은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중에서 최고참이다.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하는 베테랑이 됐다. 매년 마지막이란 생각을 갖고 임했지만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정재원의 각오는 정말 다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결혼을 한다. 내달 10일 3살 연하 엄효정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정재원은 "야구를 절실하게 할 수 있게 만든 사람이다. 힘들 때마다 많은 대화로 큰 힘을 준다. 예비 신부를 위해서라도 야구를 포기할 수 없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새신랑으로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 

그런 정재원에게 또 하나의 큰 계기가 있으니 바로 한용덕 신임 감독이다. 투수코치 시절부터 정재원에게 많은 애정을 쏟은 특별한 스승이다. 한용덕 감독은 "재원이가 방황하고 야구를 그만두려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옆에서 붙잡고 해보기 위해 노력한 마음을 재원이도 알아주는 것 같다"고 기억했다. 
정재원은 2011년 4월 한 달간 12경기에서 1승3홀드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1.98로 활약한 바 있다. 당시 한 감독이 1군 투수코치로 정재원의 비상을 돕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감독이 5월초 팀 성적부진으로 재활군에 내려갔고, 그 뒤로 정재원도 내리막을 탔다. 한 감독은 "그 시기가 가장 아쉽다. 그때가 확실하게 올라설 수 있는 타이밍이었는데"라고 지금도 아쉬워한다. 
정재원은 "어릴 적부터 감독님은 의지할 수 있는 존재였다. 예전에 방황할 때 옆에서 많이 신경써 주셨다. 이제 감독님으로 오셨는데 감회가 새롭다. 감독님은 '너도 이제 나이 먹었다'고 하시면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힘을 주신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내년에 좋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가진 요미우리와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정재원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6일 첫 경기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삼자범퇴, 11일 두 번째 경기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이다. 한 감독도 "전보다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 제구도 많이 좋아졌다"고 기대를 표했다. 
정재원은 "그동안 매년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진짜 마지막이다. 결혼 날짜도 잡았고, 내게 애정을 많이 주신 코치님이 감독님이 됐다.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하고 있다"며 내년 시즌 도약을 다짐했다. 한화 관계짜도 "정재원이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된 모습이다. 내년에 감독님과 함께 뭔가 작품 하나 만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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