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초대 KS MVP’ 김유동, 심판학교로 가다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7.11.17 09: 46

한국야구심판학교(교장 김호인)가 11월 7일 서울 명지전문대학에서 ‘제9기 야구심판양성 과정’을 개강했다. KBO(총재 구본능)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회장 김응룡), 명지전문대학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야구심판 양성과정’은 지난 2009년에 시작, 그동안 1500여명의 수료자를 냈다. 그 가운데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사회인야구 등 아마와 프로야구 무대에서 정식 심판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많다.
제9기 야구심판 양성과정은 매주 사흘(금, 토, 일요일) 수업으로 10주간에 걸친 160시간 교육의 일반과정과 5주간, 총 64시간 교육의 전문과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일반과정은 만 19세 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전문과정은 일반과정 수료자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그 산하 단체(한국리틀야구연맹, 한국여자야구연맹, 한국연식야구연맹 등) 소속 심판 중 단체장 승인을 받은 자, 기타 사회인(동호인) 야구리그에서 5년 이상의 심판경력을 갖춘 자를 대상으로 한다.
올해는 일반과정에 153명, 전문과정에 53명이 입교, 심판의 길을 닦게 된다. 프로야구 원로 심판 출신인 황석중 심판학교 규칙담당 교수는 “올해는 전문반에 응시자가 몰려 4분의 3을 탈락시켰을 정도로 치열했다. 초보자들의 일반과정은 양성을, 기존 심판들의 전문과정은 재교육을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여태껏 1500여명의 수료자들 가운데 1000여명이 아마와 프로에서 심판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숫자로만 보면 심판 예비자원이 많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정식교육을 받은 심판은 부족하다는 게 황석중 원로심판의 귀띔이다. 비록 프로 1군에서는 비디오판독의 영향으로 판정영역이 쪼그라들고 심판의 권위가 위축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지만 판정 부담이나 현장 충돌은 줄어든 만큼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올해에도 일반과정에는 여성 교육생 17명을 포함 경찰, 군인, 의사, 교사 등 각계각층의 야구 동호인들이 몰려들었다. 올해 일반과정 수강생 가운데 가장 특이한 인물은 한국프로야구 초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였던 김유동(63) 씨다.
김유동 씨는 1982년 한국프로야구 첫해 OB 베어스 소속으로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쐐기 만루 홈런(상대투수 이선희)을 터트려 팀을 초대 챔피언으로 이끌었던 우승 주역이다. 그의 홈런으로 인해 한국프로야구는 출범 첫해에 ‘만루 홈런으로 동이 트고(MBC 청룡 이종도의 한국프로야구 1호 만루 홈런을 일컬음) 만루 홈런으로 저물었다’는 말을 낳기도 했다.
해마다 한국시리즈가 열릴 즈음이면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매스컴에 등장한다. 김호인 심판학교장과 동기생이기도 한 김유동 씨는 “나이 먹고 봉사를 좀 하려고 해도 자격증 필요한 세상이다. 심판도 자격증이 있어야 할 수 있고 공부도 해야 한다”면서 “전문 심판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시회인 야구 등 동아리야구팀들로부터 심판을 봐달라는 요청도 있고 해서 들어가게 됐다”고 수강의 배경을 설명했다.
‘짧고 굵었던’ 선수생활 은퇴 후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고 정당 활동을 했던 김유동 씨는 “국회에도 야구 동아리가 여럿 있는데 심판을 봐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자격증이 없어 할 수 없었다.”면서 “이를테면 재능기부 차원에서 이참에 심판자격증을 따서 봉사활동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초대’라는 것 때문에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어쨌든 큰 영광이다”고 기꺼워하는 그로서도 ‘초대 한국시리즈 MVP’는 ‘가문의 영광’이겠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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