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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주희정, 그가 독일로 향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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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제주, 서정환 기자] ‘철인’ 주희정(39)이 유능한 지도자를 꿈꾸고 있다.

3대3 농구 도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기념 ‘제주 삼다수 3대3 바스켓볼 챌린지’가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사)한국스포츠마케팅진흥원과 제주특별자치도농구협회의 주최와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후원으로 열렸다. 협찬사는 농구인생, 몰텐코리아, 봉국수, (주)와이에이치모터스앤오토파츠, 엔와이에스, 점프볼, NYS, 위즈돔, GS안과, (주)케이엠전설, (주)스포머스)로 대회개최를 지원했다.

주희정은 김동광 해설위원, 양희승과 함께 대회에 특별게스트로 참여했다. 주희정은 핸드프린팅, 3대3 특별게임 등에 참여하며 녹슬지 않은 농구실력을 선보였다. 약 300여명들의 농구팬들이 주희정에게 몰려 그에게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은퇴한 주희정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는 “오랜만에 남편과 아버지로 돌아가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에 데려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과다. 아내를 도와 가사일도 하고 있다.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함께 자전거도 타고, 농구도 한다. 하루가 짧다. 선수시절 잃었던 점수를 만회하고 있다”며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주희정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농구공을 놨다. 1997년 프로농구에 연습생으로 입단해 MVP까지 수상한 입지전적인 인물 주희정이다. 은퇴 후에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 여름 필리핀에 세 달 가량 객원코치로 다녀왔고, 최근에는 미국에서 한 달 동안 연수를 받기도 했다.

농구선진국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주희정은 “필리핀의 농구열기를 직접 체험해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교통경찰이 내가 피닉스팀 코치라는 것을 알고 신호등을 무시하고 차량을 통과시켜줄 정도였다. 입었던 티셔츠를 벗어주니 눈물을 흘리는 팬들까지 있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더 충격을 받은 것은 필리핀의 농구기술과 시스템이었다. 주희정은 “필리핀 농구선수들 연봉이 KBL보다 적다. 그런데도 개인기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한다. 단지 한국처럼 조직적인 농구가 되지 않을 뿐이다. 필리핀에는 대부분의 팀들이 D리그를 갖추고 있다. 선수육성 시스템에서도 한국이 배워야할 점이 많다. 필리핀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주희정은 오는 12월 다시 한 번 독일로 농구연수를 떠난다. 하필이면 독일로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주희정은 “보통 미국으로 연수를 많이 간다. 난 더 다양한 농구를 경험하고 싶었다. 12명의 선수가 이상적으로 고르게 뛰는 유럽의 농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팀을 돌면서 유로리그나 챔피언스리그도 보고 싶다”고 밝혔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타국에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주희정은 즐거운 마음으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그 출발은 막내아들이다. 주희정은 최근 주지우 군(9)을 엘리트선수로 키워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NBA선수가 되겠다”는 아들의 꿈을 밀어주기로 한 것.

“아들이 틈만 나면 KBL과 NBA를 본다. 미국에 다녀오니 아들이 요즘 KBL이 어떻다고 이야기를 대신 해줄 정도다. 농구를 정말 좋아한다. 예전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한다면 선수를 시켜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요즘에 시간이 나면 아들에게 농구를 가르쳐주고 있다. 나 때는 엄격하고 혹독하게 운동을 배웠다. 아들은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주희정의 바람이다.

주희정은 후배들에게도 ‘기술농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현역 때 누구보다 많이 노력을 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리핀에 가보니 대부분의 가드들이 ‘플로터’를 자신 있게 구사한다. 우리나라에서 김선형, 이호현 정도가 플로터를 잘 쏜다. 가드가 플로터를 쏠 줄 알면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매우 많이 늘어난다. 하지만 내가 운동했던 환경에서 플로터를 쏘면 ‘건방지다’는 말을 들었다. 기술농구를 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쟁력도 강회되고, 팬들도 더 많이 농구장을 찾아주시지 않을까. 그런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도자 주희정은 이미 선수들을 위한 확실한 철학과 방향을 설정하고 있었다. 그가 한국농구 발전을 위해 현장으로 복귀할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제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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