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결산]①김성근-선동렬 일침, "투수들 제구력 문제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1.20 06: 01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끝났다. 단기전은 투수놀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나아가 한국 투수들의 최대 문제점은 제구력임을 재확인했다. 
김성근 전 감독과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국내 투수들의 제구력이 아쉽다. 일본 투수들과 비교해 제구력 능력이 떨어진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일본과의 2경기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결승전을 지켜본 그는 경기 내내 '제구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경기 초반부터 대표팀은 볼넷 허용이 많았다. 선발 박세웅이 4회까지 3볼넷, 심재민이 4회 2볼넷, 김윤동이 5회 1볼넷을 허용했다. 김 감독은 "걱정한 대로 우리 투수들의 제구 난조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국 투수들은 5회까지 6볼넷 6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했다. 
김 감독은 "일본 투수와 우리 투수의 확실한 차이는 제구력이다. 스트라이크 제구도 그렇겠지만 원하는 코스에 제구가 안 된다"라며 "포수가 요구한 대로 볼이 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너무 스피드에 중점을 두다 보니 그렇다. 야구는 컨트롤이 생명이다. 스피드는 타고 나지만 제구력은 연습을 하면 좋아질 수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재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선동렬 감독도 대회를 치르며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선 감독은 "투수들이 변화구를 던져서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일본과 대만과 비교했을 때 그 부분이 떨어진다"라고 부족한 부분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투수들이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이번 대표팀이 어린 선수들이다보니 힘 위주로 던진다. 아마도 대회를 치르며 보고 느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선 감독은 합숙 훈련 도중 "요즘 아마추어 투수들이 달리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투수는 러닝을 많이 해서 하체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성장 속도가 빠르고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러닝을 열심히 하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고 문제점을 말했다.
더불어 대학 시절, 지금은 고인이 된 심재원 포수가 내민 미트에 공이 정확하게 오지 않고 뒤로 빠지면, 마운드에서 달려가 주워오며 훈련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그런 훈련 덕분에 제구력이 좋았는지도 모르겠다"고 웃었다. 
결승전 일본 선발로 나선 다구치 가즈토(22·요미우리)의 피칭은 우리 투수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했을 것이다. 작은 키(171cm)의 다구치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0km 중후반이었다. 그러나 슬라이더, 커브 변화구까지 제구력이 정교했다. 
다구치는 "한국 타자들의 영상을 많이 봤다. 무서운 타자들이었다. 공을 치지 못하게 컨트롤과 변화구를 앞세워 정확하게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잘 통했다"고 말했다. 다구치는 구속은 빠르지 않았음에도 1회 몸에 맞는 볼 1개를 제외하곤 7이닝 동안 무사구 3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자랑했다. 
다구치는 데뷔 초반 불펜으로 구속 140㎞ 중반을 던지기도 했지만, 구속을 낮추고 제구력을 갖추며 지난해부터 요미우리 선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2년 연속 10승. 올해는 13승을 거두며 센트럴리그 좌완 최다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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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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