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잃은 대한항공, 힘겨운 이륙 계속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22 06: 02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뽑혔던 대한항공이 힘차게 이륙하지 못하고 있다. 해결사 부재 속에 전체적인 팀 경기력도 어수선하다. 고비가 너무 일찍 찾아온 듯한 기분이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팀인 대한항공은 2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10경기를 치른 가운데 승점 13점을 건지는 데 그쳐 4위에 처져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최하위 한국전력(승점 11점)과의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다.
물론 시즌 초반이다. 상위권과의 승점차도 얼마 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트득실률이 0.818까지 떨어졌을 정도로 전반적인 내용 또한 좋지 않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또한 “우리의 배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할 정도다.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여전히 화려한 전력을 갖춘 대한항공이다. 비록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대한항공이 가지고 있는 기초적인 전력의 깊이는 장기 레이스에서 빛을 발한다. 하지만 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비하면 짜임새와 파괴력 모두가 떨어진 모습이다.
양 날개의 해결사들부터 불안하다. 외국인 선수 미차 가스파리니, 그리고 토종 에이스 김학민의 공격력이 모두 떨어졌다. 특히 가스파리니의 공격 성공률 저하는 심각하다. 가스파리니는 21일까지 44.96%의 성공률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낙제점이다. 21일 경기에서도 1세트 막판 중요한 공격에 번번이 실패했다. 3세트 이후에도 힘을 쓰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단의 기복이 심한 것도 단점이다. 세터 한선수도 잘되는 날도 그렇지 못한 날의 차이가 심하다. 중앙이 비교적 분전하고 있지만 리시브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선수들의 발이 전반적으로 무거워 보인다. 박 감독도 “심리적인 문제이기보다는 팀의 기술적 문제”라면서 보완을 다짐하고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는 점에서 크게 문제를 삼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전력은 좋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그러나 ‘대권’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다르다. 대한항공은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30대에 이르렀다. 올 시즌이 아니면, 다음 시즌부터는 우승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둘러 중심을 잡지 못하면 시즌 후반이 힘겨워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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