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권혁, "부상으로 힘들었던 2017년, 내가 미련했다"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이상학 기자] "욕심을 부렸다. 몸이 제일 우선인데…". 

한화 불펜의 에이스로 활약한 '필승맨' 권혁(34). 그에게 2017년은 시련의 해였다. 지난 8월17일 마산 NC전을 끝으로 서산 재활군에 내려갔고,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지난 2년간 혹사 논란에 시달리며 누구보다 많은 공을 뿌렸지만 올해는 자주 볼 수 없었다. 권혁의 경기, 이닝수가 줄어든 만큼 한화의 순위도 3년간 6위에서 7위 그리고 8위로 한 계단씩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겨우내 재활에 임한 권혁은 시범경기 막판 허리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허리 통증은 시즌 내내 그를 괴롭혔다. 통증을 참고 던졌지만 몸이 강철이 아닌 이상 결과가 좋을리 만무했다. 올 시즌 37경기 1승3패11홀드 평균자책점 6.32. 1군 주력 투수가 된 2003년 이후 가장 안 좋은 평균자책점이었다. 

아쉬움 속에 조용히 시즌을 마무리한 권혁은 대전 잔류군에 남아 내년을 준비 중이다. 아팠던 몸을 회복하고, 지쳤던 마음을 추스르는 중이다. 심신이 힘들었고, 결과도 좋지 않았지만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느낀 시즌이다. "안 좋을 때가 터닝 포인트"라는 권혁에게 올 시즌 무엇을 느꼈는지 물어봤다. 다음은 권혁과 일문일답. 

- 8월18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후 소식이 전혀 없었다. 
▲ 조금 많이 지쳤었다. 8월에 엔트리 빠지기 전까지 두 달가량 경기는 나갔지만 허리 통증을 안고 있었다. 욕심을 부렸다. 몸이 제일 우선인데 할 수 있는 데까지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했다. 하지만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다. 몸이 안 좋은데 당연히 결과도 좋지 않았다. 몸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지쳤다. 몸이 가장 우선이다. 몸 관리에 대한 생각이 바뀐 한 해가 됐다. 

-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맞이한 시즌이기도 했다. 
▲ 팔꿈치 수술은 3번째였지만 솔직히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지금까지 무리 없이 던져왔었고, 나도 모르게 몸 상태에 대해 자신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이 이전보다 더뎠다. 중간에 허리까지 안 좋았다. 연습을 100%로 소화 못하는 상태에서 허리에 테이핑을 칭칭 감고 던졌지만 내가 미련했다. 결과적으로 내 판단이 틀렸다. 

- 한화 이적 후 3년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 것 같다. 
▲ 사람들이 '2년간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에 올해는 아플 것이다'는 말을 많이 했다. 속된 말로 아플 때가 됐다는 건데 그런 말을 듣는 것도 싫었다. 내가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불펜에서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버티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올해는 그게 안 돼 아쉬웠다. 그래도 많은 것을 느낀 시즌이다. 앞서 말했듯 몸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몸을 추스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새로운 코칭스태프로부터 어떤 주문을 받은 건 있나. 
▲ 아직 없다. (한용덕) 감독님께선 취임식을 하고 바로 (미야자키) 캠프를 가셨다. 8월 재활군에 내려간 후 몸을 치료해왔고, 지금은 거의 회복됐다. 현재 캐치볼 정도 하고 있다. 주로 웨이트, 러닝, 보강 운동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개막이 일주일 정도 앞당겨진다. 거기에 맞춰 조금 빠르게 준비하려고 한다. 

-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재취득하지 않나. 
▲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올해 부상이 있긴 했지만 프로에서 이렇게 성적이 나빴던 적이 없었다. 가장 나쁜 해였기 때문에 만회하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 이미 겨울 훈련 계획을 다 잡아 놓았다. 몸 상태도 정상 궤도에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내년 2월) 캠프에 맞춰 준비하면 괜찮을 것 같다. 

- 한화에 와서 3년간 한 번도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 원래 쉴 때는 야구를 잘 안 봤는데 올해는 좀 달랐다. 와일드카드부터 포스트시즌을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다 봤다. 막연하게 '아, 재미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도 포스트시즌 게임을 많이 해봤다. 그 재미를 안다. 

- 올 시즌이 야구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될 것 같나. 
▲ 사람이 항상 잘 될 수만은 없다. 안 좋을 때가 있다. 그때가 또 다른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한 단계 더 열심히 해서 올라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부상 때문에 힘들었던 해였지만 배운 게 많다. 팬 분들에겐 다른 말이 필요없을 것 같다. 백번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 /waw@osen.co.kr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