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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인터뷰] 이승엽, "유니폼 대신 정장입어도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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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구, 손찬익 기자] "이제 앞으로 뭘 해야 하나". '국민타자' 이승엽은 현역 은퇴를 눈앞에 두고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루가 너무 길 것 같다"고 걱정을 늘어 놓았지만 그저 기우일 뿐이었다.

이승엽은 은퇴 이후 눈 코 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별 강연, 방송 해설, 팬사인회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하느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분주하다.

"마음 편히 쉬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일정이 빠듯하다"는 게 소속사 관계자의 설명.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 만난 이승엽의 야구 인생 2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야구 유니폼 못지 않게 정장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일본에서도 원정 경기 이동할 때 정장을 입고 다녀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정장처럼 깔끔하게 차려 입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특별 강연, 방송 해설 등 초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 어차피 나는 전문 강사도 전문 해설가도 아니기에 달변을 바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나의 경험담과 가치관 등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대학 진학 대신 프로 입단을 택한 이유,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마음가짐과 에피소드 등 경험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시간이 잘 흘러간다. 

-지금껏 보여줬던 모습과는 달리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한다는 평가도 많다. 
▲내가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선수 시절에는 나의 한 마디와 사소한 행동 하나가 소속 구단 또는 선수단에 영향을 미치기에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다. 

-입담이 뛰어나다보니 이른바 투 머치 토커의 가능성도 엿보였다. 
▲투 머치까지는 아니다. (웃음) 나는 할 말만 한다. 짧고 강하게 메시지만 전할 뿐이다. 

-KBO 홍보위원을 맡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기사에 나온 그대로다. 다만 KBO와 미리 상의된 게 아닌 부분인데 기사로 먼저 나가게 돼 KBO에 결례를 범하게 된 것 같다. 세상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게 있는데 내가 실수한 부분이 있다. 

-KBO 홍보위원이 된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싶은가.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뛰면서 보고 느낀 부분이 많은데 현역 시절에는 섣불리 말하지 못했다. 홍보 위원직에 국한된 게 아니라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싶다. 이제는 제3자의 입장으로 객관적으로 보고 말할 수 있는 위치라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가감없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재단 설립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가. 
▲아직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 빨리 만들기 보다 확실히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가 봐도 본보기가 될 수 있고 야구 발전이라는 설립 목표가 퇴색되지 않는 재단을 운영하고 싶다.   

-국내 스포츠 재단 가운데 롤모델이 있다면.  
▲롤모델은 (박)찬호형이 운영하는 박찬호 장학재단이다. 20년째 야구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풀뿌리 야구 발전을 위한 유소년 야구 대회를 개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찬호형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있다. 최근에 직접 행사에 참가하면서 많이 보고 느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앞으로 대한민국 야구를 이끌 재목이 많으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일본에 두 차례 대결 모두 패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렇다고 (최선을 다했다는 이유만으로) 만족해선 안된다. 0-7로 패한 게 대표팀의 현재 실력이다. 와일드 카드 사용 여부를 떠나 승부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본다. 아직 일본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을 항상 가져야 한다. 부족한 만큼 더욱 노력한다면 반드시 설욕할 수 있다.

대표팀의 최종 목표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지만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제 대회가 예정돼 있다. 정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일본 대표팀은 내년 3월 호주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치르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하성, 이정후, 장현식, 임기영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먼저 야구계의 선배로서 일본 야구의 심장부인 도쿄돔에서 주눅들지 않고 뛰었다는 자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이번 세 차례 경기만으로 국제용 또는 국내용 선수로 단정짓는 건 아니라고 본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만족해선 안된다.

그렇다고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의기소침할 이유도 없다. 시즌이 끝난 뒤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보고 느낀 게 소득 아닐까. 그렇지만 아직 (일본보다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 강연, 재단 설립과 별개로 준비중인 부분이 있다면. 
▲아직까지 없다. 나는 지금 직업을 구하는 과정이다.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재단 설립 및 운영인데 재단을 운영하면서 야구와 관련된 직업을 찾아야 하는데 가장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도자 연수를 생각해봤는데 재단 설립 등 해야 할 부분이 있다 보니 현재로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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