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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타이거스토리] 눈물 많은 남자들의 이별, 새로운 동행

김기태 감독과 조계현 수석코치가 공식적으로 이별을 했다. 조 수석코치가 지난 6일자로 KIA 타이거즈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이제는 감독과 수석의 사이가 아니다. 현장 수장과 프런트 수장, 즉 수직관계에서 수평관계로 바뀌었다. 김기태 감독은 조 단장이 선임되자 휴대폰에 '조계현 단장님' 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조 단장에게 전화가 오자 두 손으로 공손하게 전화기를 잡는 모습까지 연출하며 "이 모습을 단장님께 꼭 전해달라"고 익살을 떨었다.

조 단장은 허영택 사장에게서 단장 부임 제의를 받고 당황했다. 스스로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항상 현장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보니 좋은 기회였다. 선수와 코치 생활을 하면서 프런트의 세계도 눈에 익었다. 프런트는 감독, 코치, 선수들의 생사 여탈권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만, 선수수급과 육성 등 큰그림을 그리는 매력적인 곳이다.

반대로 김기태 감독에게는 갑자기 수석코치를 떠나니 허전할 수도 있다. 그만큼 조 수석코치는 김 감독을 제대로 모셨다. 수석 코치의 자리는 감독의 심기까지 책임지는 곳이다. 감독의 의사를 코치와 선수단에 직접 전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상황 판단과 조정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눈치도 빠르고 임기응변에도 능해야 한다.

조 수석코치는 누구보다 김 감독의 의중을 잘 파악했다. 동행야구의 실천자였다. 아울러 가끔 감독이 화를 내더라도 중간에서 강도를 줄여서 코치와 선수단에 전달했다. 반대로 감독의 심기가 불편한 기색이 보이다 싶으면 미리 선수단의 군기를 잡기도 했다. 감독의 결정을 설득하려면 선수들과 코치들의 전체 의견이라고 우겨 관철시키곤 했다. 김 감독은 짐짓 알면서 들어주곤했다. 여러 대소사는 항상 조 수석과 상의를 했다.


조 수석은 드라마보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세상 만물에 대한 이치에 능하고 상식도 풍부하다. 김 감독이 주재하는 자리가 있으면 달변과 유머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도한다. 성격이 뜨거운 김 감독도 형님같은 조 수석코치 때문에 참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6년을 함께 했다.

3년 터울의 두 사람은 2000년 삼성에서 선후배로 한솥밥을 먹었으나 1년 만에 헤어졌다. 다시 만난 것은 2008 베이징올림픽이었다. 국가대표 투수코치와 타격코치였다. 합숙소에서 야구에 대해 밤새 이야기 꽃을 피웠다. 김기태 감독은 "생각하는 야구관이 서로 맞았다. 맥주나 포도주를 즐기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기억했다. 베이징올림픽 전승 금메달의 신화를 함께 했다.

김기태 감독은 2011년 말 LG 지휘봉을 잡자 두산의 양해를 얻어 조계현 코치를 수석으로 모셨다. 조 수석코치는 김기태 감독이 3년 후배였지만 기꺼이 보스로 모셨다. 함께 젊은 선수들과 적극 소통하며 팀을 바꾸어갔다. 2013년 정규리그 2위와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실적을 냈다. 그러나 2014년 5월 성적 부진에 빠지자 김 감독이 돌연 LG 지휘봉을 놓았다. 조 수석코치는 감독대행을 해달라는 구단의 요청을 받자 "딱 1주일만 하겠다"고 말하고 2군 감독으로 내려갔다.


2014시즌이 끝나자 김기태 감독이 KIA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조 수석은 kt 2군 감독으로 내정을 받은 상태였다. 김 감독은 곧바로 조범현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죄송합니다"라고 양해를 구하고 다시 조 수석을 모셨다. 두 사람은 바닥을 기던 KIA를 다시 일으켰다. 2015년 4강 싸움,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이어 2017년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었다.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따내고 두 사람은 진한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많은 것도 닮았다.

감독과 수석으로 동행은 오래갈 것으로 보였지만, 조 수석코치가 신임 단장으로 영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별을 했다. 김 감독에게 당분간은 조 수석코치의 빈자리가 클 것이다. 6년이나 호흡을 맞춰온 사이가 아니던가. 그러나 언제가는 이별을 할 수밖에 없다. 빨리 찾아온 것뿐이다. 공교롭게도 조 단장의 임기는 김 감독과 똑같은 3년이다. 이제는 감독과 단장으로 새로운 동행을 하게 된다. 여전히 그들은 한 배를 탔다. /OSEN KIA타이거즈 담당기자(부국장)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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