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터스컷③] "MBC 신임 사장→비전상"…최승호PD, 인생이 영화다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2.08 07: 20

'공범자들' 최승호 PD 겸 감독이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최승호 PD는 지난 7일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것에 이어 같은 날 진행된 제17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로 감독들이 뽑은 올해의 비전상 수상자에 선정되며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하루를 보냈다. 
7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제11차 임시 이사회를 통해 MBC 사장 후보 3인 중 최종 면접과 표결을 거쳐 최승호 PD를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최승호 PD는 지난 1986년 MBC PD로 입사해 'PD 수첩' 등을 연출해왔다.

'PD수첩'을 통해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을 최초로 밝혀낸 것으로 잘 알려진 최승호 PD는 지난 2010년 'PD수첩'의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편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고, 이로 인해 이명박 정부와 당시 MBC 경영진의 표적이 됐다. 이후 2012년 공정방송 파업 과정에서 이유도 없이 부당해고된 최승호 PD는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으로 변신, '자백'을 통해서는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을, '공범자들'을 통해서는 권력의 언론 장악을 규탄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리고 마침내 최승호 PD는 이날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되며 무려 1997일 만에 MBC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
이날 최승호 PD의 시상은 '공범자들'을 함께 한 김민식 MBC PD가 맡아 의미를 더했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 시트콤 '뉴 논스톱' 등을 연출한 스타 PD인 김민식 PD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가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공범자들'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과연 내가 저항자일까 부끄러웠다. 솔직히 나도 공범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다"며 눈물을 쏟았던 김민식 PD는 이날만은 누구보다 환하게 웃었다. 최승호 PD에게 올해의 비전상을 수상하게 된 김 PD는 "지난 몇달 동안 사장님 물러가라고 퍼포먼스를 벌이다가 이 자리에서 용비어천가를 부르게 돼서 난감하다"며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시는 분이다. 오늘 하루 그 어떤 영화의 한 장면보다 영화 같은 하루를 보내고 계신 분"이라고 최승호 PD를 소개했다. 
올해의 비전상을 수상하게 된 최승호 PD는 "스태프들이 저를 감독님이라고 부를 때마다 겸연쩍고 민망했는데 감독조합에서 상을 주시니까 진짜 감독이 된 것 같다. 영화계에 꼭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백'은 국정원 개혁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고, '공범자들'로 세상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영화에 무한히 감사하다. 영화인 분들의 기운으로 공영방송이 바뀌고 있다. 오늘은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새로운 MBC의 수장이 된 최승호 PD는 MBC를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승호 PD는 "앞으로 MBC에 많이 출연해 달라.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 MBC가 바뀔 거니까 지금까지 드렸던 실망감을 다 갚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며 "MBC를 생각할 때 '만나면 좋은 친구'라고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소임을 다하는 날, 영화계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의미있는 소감을 밝혔다. 
해직 PD에서 자신을 해직한 방송사 MBC의 신임 사장이 됐다. 그리고 MBC의 신임 사장으로 자신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비전상을 받았다. 그야말로 최승호 PD, 혹은 감독의 영화 같은 최고의 하루다./mari@osen.co.kr
[사진] V라이브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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