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활약' 박건우, 생애 첫 황금장갑과 입맞춤 할까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2.09 06: 08

박건우(27·두산)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을 수 있을까.
올 시즌 박건우는 '지옥'과 '천당'을 모두 경험했다. 시작은 미약했다. 개막 후 16경기 동안 타율 1할8푼으로 타격감이 바닥을 쳤다. 삭발을 하는 등 슬럼프 탈출에 안간힘을 썼지만, 좀처럼 반등점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열흘을 채우고 올라온 박건우는 달라졌다. 1군 복귀전에서 3안타를 기록한 그는 이후 5월과 6월 3할 중반의 타율을 꾸준히 기록했고, 후반기 60경기에서는 타율 4할1푼6리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할에 그쳤던 타율은 어느덧 3할6푼까지 올라왔고, 시즌 후반에는 타율왕 경쟁까지 펼쳤다. 비록 김선빈(KIA)에게 4리 뒤진 3할6푼6리의 타율로 시즌을 마치면서 타격왕 타이틀은 잡지 못했지만, 박건우의 상승세에 두산은 후반기 승률 1위를 달렸다.
뜻깊은 기록도 하나 작성했다. 박건우는 올 시즌 20개의 홈런 20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20-20클럽'에 가입했다. 매년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는 선수가 나오지만, 두산에서는 박건우가 최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로는 역대 4번째로 박건우 이전에는 송구홍(1992, 20홈런-20도루), 김재현(1994, 21홈런-21도루), 이병규(1999, 30홈런-31도루)가 달성했다.
만점 활약을 펼친 박건우는 역대 내로라하는 중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박건우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는 6.84로 역대 중견수 중 6위의 성적이다. 박건우 앞에는 이병규(1999년 LG, WAR 8.07), 박재홍(1996 현대, WAR 7.50), 이정훈(1992년 빙그레, WAR 7.18), 이종범(2003년 KIA, 7.11), 최익성(1997년 삼성, WAR 7.10) 만이 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만큼, 데뷔 후 첫 골든글러브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형우, 버나디나(이상 KIA), 나성범(NC), 손아섭(롯데)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있지만, 박건우 외야수 부문 타율 1위, OPS 3위(1.006)로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했다.
과연 박건우는 올해의 활약을 황금장갑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오는 13일에 열린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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