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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장이 된 여자농구, 결국 곪았던 게 터졌다

[OSEN=서정환 기자] 결국은 방치해서 곪은 상처가 터졌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지난 10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기 중 4쿼터에 일어난 나탈리 어천와(우리은행)와 이사벨 해리슨(KEB하나은행)의 몸싸움에 대해 11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징계수위를 심의했다.

그 결과 어천와에게 반칙금 300만 원과 1경기 출장정지, 해리슨에게 벌금 200만 원과 1경기 출장정지를 각각 부과했다. 아울러 해당경기 심판 3명에게 사고예방과 미흡한 대처에 대한 이유로 벌금 10만 원씩을 각각 부과했다.


어천와와 해리슨이 싸운 동영상은 조횟수 60만 건을 돌파할 정도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여자농구에서 외국선수 두 명이 코트 위에서 격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비인기 종목인 여자농구가 대중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주변의 태도다. 큰 싸움이 벌어지기 전 여러 차례 신경전이 있었지만 심판은 이를 제지하지 않아 싸움을 키웠다. 사건이 터져도 심판은 이를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흥분한 어천와를 이환우 감독이 몸으로 막아 겨우 진정을 시키는 모습이었다.

비단 이 한 경기만이 문제가 아니다. 농구계에서는 ‘곪았던 상처가 이제야 터진 것’이라 보는 시선이 일반적이다. 올 시즌 들어서 여자농구는 유독 경기가 거칠어졌다. 웬만한 반칙에는 파울판정이 나오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다보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거칠어진 파울콜을 악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전력이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잡기 위해 일부러 거친 수비를 하는 장면도 종종 볼 수 있다. 특정선수는 매번 거친 수비로 논란의 대상이 돼왔지만 제재나 경고를 받는 장면은 볼 수 없었다.

A구단 관계자는 “요즘 여자농구 골밑을 보면 무슨 전쟁터 같다.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면 팔에 할퀸 상처가 여기저기 난다. 심판이 파울을 불어주지 않아 화를 키우고 있다. 옆에서 보면 안스러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농구에서 집단싸움이 발생했을 때 벤치선수들도 절대 벤치를 이탈해 싸움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 싸움이 커질 수 있기 때문. 벤치를 이탈한 선수에게도 동등하게 출장정지 등의 징계가 주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어천와와 해리슨이 부딪쳤을 때 벤치를 이탈한 선수가 대거 발생했다. 이에 대해 WKBL은 ‘벤치구역을 이탈한 선수들에게는 싸움을 만류하려는 행동을 보인 점을 감안하여 구단에 향후 같은 사고 발생하지 않도록 서면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징계의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사건이 발생한 뒤 11일 이어진 KB스타즈 대 신한은행의 경기에서도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한 선수가 수비를 하면서 공을 잡은 선수의 목을 팔로 가격하는 장면이 나왔다. 때린 선수가 파울을 지적받고 즉각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됐다. 과연 정상적인 수비상황에서 이런 장면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다. 어천와 사건으로 선수들이 거친 플레이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여자농구는 파울에 대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단호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명백한 파울을 더 이상 넘어가서는 안 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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