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억의 '실업야구'가 부활한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7.12.13 06: 11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인 197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실업야구가 마침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회장 김응룡)는 최근 실업야구 부활을 위해 대한체육회와 활발한 논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실업야구를 전국체전 일반부로 편성,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으며 활성화되는 방안을 강구하며 대한체육회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실업야구의 전국체전 편성에 적극 찬성하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한 방안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실업야구 부활에 앞장서고 있는 야구계 한 인사는 “실업야구는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대학 및 고교졸업 아마추어 야구선수와 프로야구에서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구도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지자체 소속 선수가 되면 직장생활을 안정적으로 하면서 전국체전에서 지자체의 위상제고를 위해 활동할 수 있다”면서 “탁구, 양궁 등 일반 다른 종목처럼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며 선수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2가지 방안으로 실업야구 부활을 꾀하고 있다. 사회인야구에서 우수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각지역의 직장인 팀을 중심으로 먼저 팀들을 구성하는 방안과 함께 지자체의 소속으로 팀을 새로 창단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가 2가지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게 된 이유는 대한체육회와의 협의과정에서 체육회측이 ‘팀을 먼저 만들어야 전국체전 일반부를 편성할 수 있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실업야구가 부활하게 되면 많은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전국체전에는 17개 시도가 참가해 자웅을 겨루는 무대이므로 17개 지자체 대표팀들에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만큼은 아니지만 팀당 20여명의 선수로 꾸려지면 야구 선수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업야구는 1970년대 한일은행, 제일은행, 농협 등 금융권팀들을 비롯해 한전, 포철, 롯데, 한국화장품 등 직장팀들이 경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실업야구시절 선수들은 현역으로 뛸 때는 국가대표로 뽑혀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등 소속팀의 홍보와 국위선양에 앞장섰고 현역 은퇴 후에는 소속 팀에서 일반 직장인으로 생활했다. 실업야구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1990년대 중후반까지 몇몇팀이 남아 명맥을 유지해보다가 끊어졌다. 이후 협회는 아마야구 및 프로야구 발전의 토대 마련을 위해 실업야구 부활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성사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대한체육회 등의 지원을 발판으로 부활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협회가 부활을 꾀하고 있는 실업야구는 최근 창단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독립야구단과는 성격이 다르다. 독립야구단은 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자비를 들여 기량향상을 꾀하는 수단이고 실업야구 팀은 그곳에서 야구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병행하게 된다. 한마디로 급여를 받는 직장인으로 생활하면서 야구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현재의 사회인야구는 선수출신보다는 순수아마추어들인 동호인들이 야구를 즐기는 것으로 실업야구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아마야구 발전의 한 축을 맡게 될 실업야구가 하루 빨리 부활에서 예전 못지 않는 인기를 누리기를 기대해본다. 
sun@osen.co.kr
[사진]한국야구 '유격수 레전드'인 김재박 전 현대 유니콘스 감독이  실업야구 최고 전성기였던 1977년 한국화장품 신인 선수로 전무후무한 7관왕을 수상하고 있는 모습. /김재박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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