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1루·2루·유격수' 골든글러브, 오리무중 격전지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13 06: 00

KBO리그 서른여섯 번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13일(오늘) 가려진다. 얼추 예측이 가능한 포지션이 있는 반면, 그야말로 안갯속에 놓인 포지션도 있다. 늘 경쟁이 치열한 외야는 차치하더라도 내야진 역시 오리무중이다.
KBO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한다. 올해 골든글러브는 후보가 훌쩍 많아졌다. 당장 지난해 골든글러브 후보는 총 45명이었다. 올해는 85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기준을 후하게 매겼기 때문이다. 평균자책점이나 타율의 하한선을 없앴다. 많은 이들이 후보에 올랐으면 좋겠다는 의지다. 투수는 지난해 6명에서 올해 26명으로 늘어났고, 외야수는 14명에서 22명으로 뛰었다.

물론 후보가 늘어났더라도 '받을 만한 선수'는 정해져있다. 결국 성적으로 매기기 때문이다. 유달리 예측이 쉬운 포지션도 있다. 가령, 배터리가 그렇다.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93⅓이닝을 소화하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한 양현종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에 입맞출 가능성이 높다.
포수는 강민호가 롯데 소속으로 마지막 공식 석상에 나설 듯하다. 강민호는 130경기서 타율 2할8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844, 22홈런, 68타점을 기록했다. 1032⅔이닝 소화로 포수 중 유일하게 1천 이닝을 돌파했다.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에서도 포수 1위.
3루수 역시 선택이 쉬운 편이었다. 올 시즌 130경기서 타율 3할1푼6리, OPS 1.111, 46홈런, 113타점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최정이 유력하다. 최정은 3루수를 넘어 리그 최고 타자를 뽑더라도 첫 손에 꼽힐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나머지 내야는 판단이 쉽지 않다. 1루부터 그렇다. 외인 윌린 로사리오, 재비어 스크럭스, 다린 러프의 강세에 이대호가 맞서는 형국이다. 로사리오는 올 시즌 37홈런, 111타점으로 WAR 5.25를 기록했다. 이 부문 1위. 스크럭스는 팀을 가을야구에 이끈 공로가 있다. 러프도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124타점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따냈다. 6년 만에 돌아온 이대호는 142경기에서 3할 타율에 34홈런을 기록했다. 객관적 성적으로는 로사리오가 가장 뛰어나지만 여러 변수가 있다.
2루도 팽팽하다. 안치홍과 박민우가 유력한 후보다. 안치홍은 올 시즌 132경기서 타율 3할1푼6리, 21홈런, 93타점을 기록했다. 2루수 중 유일하게 20홈런을 넘기며 커리어 하이 시즌. 안치홍의 대항마는 박민우다. 박민우는 106경기서 타율 3할6푼3리, OPS 0.913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규정타석을 간신히 넘겼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소다. 하지만 WAR은 4.69로 안치홍(4.33)에 비해 유리하다. 꾸준함의 가치를 높게 매긴다면 안치홍 쪽으로 무게감이 실린다.
유격수는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김하성과 김선빈이 나란히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 도전한다. 김선빈은 137경기서 타율 3할7푼, 조정득점생산(wRC+) 133.5를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다. 1994년 이종범 이후 처음으로 유격수 타격왕에 올랐으며, 사실상 첫 9번타자 타격왕이었다. 김하성은 141경기서 타율 3할2리, 23홈런, 114타점을 기록했다. 유격수로 100타점을 유일하게 넘긴 생산력이 돋보인다. 당장 WAR만 놓고 보더라도 김선빈과 김하성은 나란히 4.91로 팽팽하다.
외야수는 매년 그랬듯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현질'의 맛을 알려준 최형우는 따놓은 당상. 남은 두 자리를 두고 손아섭과 박건우, 로저 버나디나 등이 경쟁한다. 지명타자는 박용택과 나지완의 2파전. 하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점을 제외하면 박용택 쪽에 무게감이 실린다.
올 시즌 마지막 공식 야구 행사가 다가왔다. 골든글러브를 끝으로 야구는 비로소 겨울잠에 들어간다. 야구팬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ing@osen.co.kr
[사진] 안치홍-박민우-김하성-김선빈(위). 로사리오-러프-스크럭스-이대호(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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