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어렵다’ 니퍼트-밴헤켄, 은퇴 수순으로 이어질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13 06: 00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두 선수가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36)와 앤디 밴헤켄(38)을 KBO 리그에서 다시 보려면, 일단 현역부터 연장해야 할 분위기다.
두 선수는 올해를 끝으로 정들었던 소속팀 유니폼을 벗었다. 제이크 브리검과 재계약한 넥센은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하며 밴헤켄과의 작별을 고했다. 니퍼트와의 재계약 희망을 놓지 않았던 두산도 세스 후랭코프를 새로 영입한 것에 이어 롯데에서 뛰었던 조쉬 린드블럼과 계약했다.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두 선수가 소속팀과 재계약에 나란히 실패한 것이다.
니퍼트와 밴헤켄은 뛰어난 성과를 내며 KBO 리그에서 장수한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통산 185경기에서 94승을 기록했다. 종전 외국인 최다승 기록이었던 다니엘 리오스의 90승을 깨뜨리고 이 부문 역대 1위에 등극했다. 두산 팬들에게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었다. 2012년부터 넥센에서 뛴 밴헤켄 또한 156경기에서 73승을 수확했다. 두 선수는 20승 훈장에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관심은 두 선수를 다시 KBO 리그에서 볼 수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현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SK, 넥센, 한화, KIA, 두산은 외국인 투수 인선을 마무리했다. 남은 팀들도 니퍼트나 밴헤켄 영입에는 큰 관심이 없다. 각자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 플랜A가 틀어져도 니퍼트나 밴헤켄이 아닌 플랜B를 가지고 있는 팀도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려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밴헤켄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올해 24경기에서 138⅓이닝을 던지며 8승7패 평균자책점 3.77의 성적을 냈다. 나쁘지 않은 수준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마흔이다. 건강이나 이닝소화를 장담할 수 없다. 올해도 그런 부분에서 이상조짐이 드러났다. 니퍼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결별 과정에서 니퍼트의 금전적 요구 조건이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는 영입 고려가 가능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아무래도 대체 외인 선수는 금전적인 부담이 덜하다. 게다가 두 선수는 KBO 리그에서 충분히 검증된 투수다. 위험성이 적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현역으로 뛰며 기량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소속팀도 없이, 경기도 뛰지 않는 선수에 제안을 할 구단은 없다. 그런데 두 선수가 어떤 방식으로 현역을 이어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찌감치 방출된 밴헤켄은 아직 새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니퍼트도 이제는 KBO 리그 밖에서 새 팀을 찾아야 하는데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정에 정통한 한 구단 관계자는 “두 선수에 대해 일본 구단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없다. 미국으로 돌아가도 나이 탓에 MLB 보장 계약을 따내기는 힘들다”면서 “밴헤켄의 경우는 마이너 계약조차 의미가 없을 수 있고, 전 세계에서 니퍼트를 가장 잘 대접할 수 있는 곳은 두산이었다”고 짚었다.
만약 새 소속팀을 찾는 과정이 길어지면 치명타다. 점점 구직은 힘들어지고, 결국 스프링캠프 돌입 전 새 팀을 찾지 못해 실업 기간이 길어지는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 30대 중·후반인 두 선수에게 이는 유의미한 수준의 리그에서 오랜 기간 뛰지 못하거나, 극단적으로는 제대로 재기의 날개 한 번 펼쳐보지 못한 채 은퇴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경우로 연결될 수 있다. 두 선수가 KBO 리그에서 다시 뛰는 것을 볼 수 있을까. /skullboy@osen.co.kr
[사진] 니퍼트(왼쪽)-밴헤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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