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마’ 나경민, 경쟁 속에 다시 뛰어들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2.13 11: 00

사직구장을 쉴 새 없이 뛰어다닌 ‘사직마(馬)’ 나경민(롯데)이 다시금 스파이크 끈을 동여매고 있다. 경쟁 속으로 다시 뛰어들며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나경민은 올 시즌,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려나갔다.  올해 97경기 출장해 타율 2할5푼6리(117타수 30안타) 1홈런 11타점 37득점 20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득점과 도루는 경기 수와 타석 대비 많은 편이었다. 나경민이 어떤 선수 인지 기록으로도 알 수 있었다.
확실한 주전이라고 얘기할 순 없었지만, 경기 요소요소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승부처 상황에서 ‘스페셜리스트’로 나서 빠른 발로 경기의 모멘텀을 만들었다. 나경민 자신이 가진 무기를 상대에 정확하게 겨눴다. 나경민이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으면 상대에는 경계경보가 내려졌지만 상대의 경계를 뚫고 나경민은 홈으로 사정없이 돌진했다. 사직구장을 지치지 않고 누빈 그의 모습은 한 마리 말과 같았다. ‘사직마’라는 별명은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확실하게 알리는 네이밍이었다.

하나의 무기를 갖고도 경쟁력이 있었다. 나경민은 발을 무기로 지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 대표팀에 뽑히기도 했고, 대주자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자체를 많이 뛰지는 않았지만 그 자체가 ‘스페셜리스트’로서 나경민의 가치를 재확인했던 순간이기도 했고, 스스로도 야구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는 “도쿄돔에 가서 재밌게 야구를 했던 것 같다. 경기를 많이 뛰지는 않았지만 많이 공부 했고 많이 배웠다.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온 것 같다”고 대표팀에서의 경험을 전했다.
나경민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전 한 자리를 꿰차는 것. 언제까지 스페셜리스트로만 남아있을 순 없는 상황. 다만, 나경민이 1군 자리를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올해는 민병헌이라는 국가대표급 외야수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에 합류했다. 경쟁의 파이 자체가 커졌고, 격해졌다. 김문호, 박헌도, 여기에 마무리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낸 조홍석 등과 함께 1군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나경민은 ‘사직마’의 기세를 잃지 않고, 경쟁은 필연적이라는 마음가짐을 담담하게 드러냈다. 그는 “(손)아섭이 형도 재계약을 했고 (민)병헌이 형도 왔다. 구단으로서는 당연히 좋은 것이다”면서 “나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다. 위대한 형들을 보면서 분명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 어딜 가든 경쟁은 똑같다. 은퇴하기 전까지는 무조건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서 돌파구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롯데 입장에서 나경민이 차지하는 존재감과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롯데에 없는 빠른발을 가진 스페셜리스트이기에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카드다. 조원우 감독의 빠른 야구를 구현시켜 줄 상징적인 인물이 될 수도 있다. 나경민은 다시금 사직구장에서 펼칠 경쟁의 장에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달릴 채비를 마쳤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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