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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배려가 한가득 ‘혼다 올 뉴 오딧세이’, 숫제 ‘움직이는 키즈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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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가족 형태가 달라지고 있다. 혼자 살거나 아니면 아주 많이 산다. 한 때, 가족 구성의 대표 단위는 ‘4인 가족’이었다. 지금은 1인 가구이거나 모계를 중심으로 2, 3대가 모여하는 ‘신 대가족’ 형태를 띠고 있다. 가족 구성이 달라지면 모든 기업은 제품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1인 가구를 위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시에 ‘신 대가족’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달라지는 가족 구성은 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통적인 4, 5인승 세단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게 가족 구성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미래의 자동차 소비자들은 혼자 타거나, 아니면 아주 많은 가족이 타는 차를 필요로 한다.   

최근 출시 된 혼다 ‘올 뉴 오딧세이’는 자동차 소비의 양 극단 중 ‘신 대가족’ 구성에 어울리는 최적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한다면, 온 가족이 함께 타는 차가 갖춰야 할 실내 구성이 이래야 한다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움직이는 작은 거실

혼다 올 뉴 오딧세이를 시승하면서 개발자들의 디테일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실내 편의 사양 하나하나가 연구실에서 나온 개발의 결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니밴에 가족을 잔뜩 태우고 여러 해 일상 생활을 해 본 이들이 느꼈던 요구들, 이런 게 불편했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첨단 기술과 기발한 아이디어의 힘을 빌려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었다. 

보통은 차를 시승하면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같은 동력계, 또는 디자인을 먼저 살펴보기 마련이지만 올 뉴 오딧세이는 그럴 수 없었다. 운전석 보다는 온갖 배려로 가득찬 2열과 3열이 더 궁금했다. 기사도 시승기라기 보다는 탑승객을 위한 ‘배려 설명서’가 돼야 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고민은 다시 자동차 실내로 들어간다. 운전자가 운전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순간, 차를 판단하는 시선은 곧 ‘배려’에 쏠린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살펴 보듯, 거주자를 위한 배려가 얼마나 잘 배치 돼 있는 지를 꼼꼼히 살펴보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 시대의 탑승객은 더 이상 탑승객이 아니라 거주민이다. 올 뉴 오딧세이는 탑승객이 아닌, 거주민을 위한 배려를 널찍한 공간 아래 알차게 채워 넣었다.

5세대 풀체인지로 돌아온 올 뉴 오딧세이는 개발 콘셉트도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패밀리카’였다. 그래서 탄생한 슬로건은 ‘가족을 위한 완벽한 미니밴’이다. 

▲자녀를 위한 배려-키즈카페

어린 자녀들은 일단 차에 오르면 본능적으로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재미를 찾는다. 오딧세이로 치면 3열 맨구석자리가 가장 치열한 경쟁 구역이 된다. 외부로부터 독립적이면서도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엄마 뱃속같은 공간이 바로 그 자리다. 반면 부모는 보살피고자 하는 본능 탓에 자녀들을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공간에 두고자 한다. 올 뉴 오딧세이는 이 두 가지 상반된 요구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해결했다. 캐빈 워치(Cabin Watch)와 캐빈 토크(Cabin Talk)가 그것이다. 이 재미있는 도구는 운전석의 부모와 2, 3열의 자녀들을 엮어 주는 더 없이 신나는 놀이기구가 돼 있었다. 

캐빈 워치를 켜면 2, 3열에 있는 자녀들의 모습이 센터페시아에 있는 메인 디스플레이를 통해 나타난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자녀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지 훤히 알 수 있다. 야간에는 적외선 LED가 가동 돼 선명한 영상을 보여준다. 화면 좌측 하단에 있는 토크 버튼을 터치하면 마이크와 스피커가 가동 되는데 그 소리가 꼭 비행기에서 기장이 승객들에게 하는 안내방송과 닮았다. 운전석에 앉은 아빠가 먼저 “가족 여러분 오딧세이 탑승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 방송을 하고 싶을 정도로 느낌이 신선하다. 올 뉴 오딧세이에는 2,3열 탑승객을 위해 기본적으로 헤드폰이 2개 비치 돼 있는데 ‘캐빈 토크’는 헤드폰을 통해서도 운전자의 멘트가 전달 된다. 비행기에서 영화를 보는데 갑자기 사운드가 줄면서 승무원의 안내 방송이 들리는 상황을 상상하면 된다. 

캐빈 토크는 재미도 재미지만 안전 운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미니밴을 운전해 본 이들이라면 2, 3열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 고개를 뒤로 돌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캐빈 토크는 3열에 앉은 탑승자와도 전면을 주시하면서 원활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한다. 

헤드폰이 비치 돼 있다는 것은 2, 3열 공간이 영화관 내지는 음악감상실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2열 상단에는 10.2인치로 커진 모니터가 자리잡고 있다. 영화 감상이나 콘솔 게임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콘솔에는 USB 단자, HDMI 단자, AUX 단자가 마련 돼 있고 12V 파워 아울렛도 갖추고 있다. 3열과 트렁크에도 12V 파워 아울렛과 헤드폰 잭이 있다. 장거리 여행에서도 각종 스마트기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 아이들이 지루할 틈이 없어졌다. 

▲엄마를 위한 배려-매직 슬라이드 시트 

카시트에 앉혀야 하는 유아를 보살펴야 하는 엄마에게 올 뉴 오딧세이의 2열 ‘매직 슬라이트 시트’는 말 그대로 매직이다. 2열은 원래 3명이 앉을 수 있지만 가운데 좌석을 간단히 탈거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2열을 독립 된 2개의 좌석으로 만들고 나면 속 시원한 이동통로가 나온다. 매직 슬라이드 시트는 이 공간을 전후좌우 사방으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2열 좌측에 카시트를 설치 했다고 치면 2열 우측에 앉은 엄마는 아기 쪽 가까이 시트를 이동시키며 보살필 수도 있고, 창가쪽으로 시트를 옮겨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은 3열 탑승자가 타고 내릴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시트 높이도 2열이 1열보다, 3열이 2열보다 높게 설계 돼 있어 전방 시트가 주는 답답함을 해소했다. 

가족 여행이 끝나고 나면 온갖 과자 부스러기와 휴지조각들, 그리고 신발에 묻어온 모래들이 깔끔 떠는 운전자의 눈에 거슬린다. 그럴 때는 굳이 세차장을 가지 말고 트렁크쪽으로 가면 된다. 트렁크 측면에 진공청소기가 붙어 있어 버튼만 누르면 차 안의 과자 부스러기가 감쪽같이 없어진다. 올 뉴 오딧세이는 트렁크 하부에도 동굴 같은 공간이 마련 돼 있는데, 통상 있어야 할 스페어 타이어는 2열 좌석 하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빠를 위한 배려-아스팔트 위의 KTX 

공간 설계가 아무리 좋아도 운전하는 아빠가 느낄 매력이 없다면 그것도 아쉬움이다. 2, 3열의 가족들이 긴 여행에 지쳐 모두 잠든 사이, 고속도로에서 엑셀을 지그시 밟아보자. 3500cc 직분사 VCM 엔진이 부드럽게 힘을 받는다. 최대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의 여유 있는 파워가 도로를 호령한다. 풀가속을 하면 자연흡기 6기통 엔진이 만들어 내는 배기음이 조용히 심장을 흔든다. 그러나 그 소리는 아주 멀리서 나는 소리같아 탑승자의 단잠을 깨울 일은 없다. 

전자제어식 10단 자동변속기가 장착 된 것도 아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10단 표시를 보기 위해 일부터 스포츠모드로 놓고 패들시프트로 변속을 해봤다. 계기반에 뚜렷한 10단 표시는 앞선 운전에서 변속감이 왜 그렇게 부드러웠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오딧세이에 처음으로 적용 된 스마트 패들시프트는 10단에서 8단, 8단에서 6단으로 바로 변속 되는 더블다운 시프트 기능도 갖췄다. 

6기통 엔진이지만 주행 환경에 따라 3개, 또는 6개의 실린더를 쓰도록 제어하는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이 적용 돼 있다. 연비와 직결 되는 이 기능은 복합연비 9.2km/l, 도심 7.9km/l, 고속도로 11.5km/l의 효율을 내게 한다. 

남자들의 로망인 사륜구동은 아니지만 혼다 ‘파일럿’에 적용 돼 있는 ‘지형 관리 시스템’ 중 스노우 모드가 올 뉴 오딧세이에 적용 돼 있다. 겨울 눈길 주행에서 2단 기어 출발 시 휠 스핀을 억제하고 완만한 가속을 가능하게 해 안전을 지원한다.

엔진 소음과 노면 소음도 크게 개선 됐는데, 특히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막기 위해 플로어 카펫을 추가로 깔았다. 2열과 3열의 윈도우는 출고시부터 필름 튜닝이 돼 있고, 프런트와 리어 도어 글래스는 차음 유리로 돼 있어 소음을 줄이는데 기여한다. '투어링' 단일 모델로 판매 되는 올 뉴 오딧세이의 가격은 5,790 만 원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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