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에서 혼난 김정은, 후반전 대반격 사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2.15 07: 32

위성우 감독의 호통에 김정은이 정신을 번쩍 차렸다.
아산 우리은행은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개최된 ‘신한은행 2017-18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구리 KDB생명을 65-51로 눌렀다. 11승 3패의 우리은행은 단독 선두로 비상했다. 우리은행은 KDB생명전에서 무려 24연승을 이어갔다. 4승 10패의 KDB생명은 KEB하나와 함께 공동 5위로 추락했다.
우리은행은 나탈리 어천와가 징계로 결장한 상황이었다. 2쿼터 종료직전 김정은은 역전 3점슛을 터트렸다. 우리은행이 30-28로 리드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라커룸에서 위성우 감독은 호통을 치면서 김정은을 혼냈다고 한다. 김정은이 자신의 공격에만 신경 쓰며 수비나 리바운드 등을 등한시했다는 것. 위 감독은 “전반전 마치고 김정은을 혼냈다. 선수가 컨디션이 항상 좋을 수 없다. 공격이 안 되도 수비도 하고 희생을 해야 한다. 동료들이 자기에게 맞춰주기만 바라면 안 된다. 김정은이 나쁜 습관이 많다. 슛이 안 되면 다른 거라도 해야 한다. 우리 팀은 정신 못 차리면 누구나 혼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쏟을 줄 알아야 한다”며 일갈했다.
그래서였을까. 우리은행은 3쿼터에 외국선수 한 명의 열세를 딛고 18-6으로 앞서 승부를 갈랐다.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면서 지역방어를 섰던 것이 주효했다. 오히려 상대 외국선수 서덜랜드와 블랙이 실수를 연발했다. KDB생명은 3쿼터에만 무려 9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전반전 5점에 그쳤던 김정은은 후반전에만 10점을 몰아치며 공격까지 잘 풀렸다. 위 감독의 호통이 엄청난 효험을 발휘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김정은(15점), 임영희(17점), 박혜진(21점) 삼총사가 53점을 합작했다.
경기 후 박혜진은 “솔직히 감독님이 혼내시는 순간에는 서운하고 속상하다. 우리가 진짜 혼나는 이유를 선수들이 다 안다. 공격할 때 슛을 못 넣어서 혼나는 것이 아니라 집중을 못해서 혼난다. 팀플레이를 해야 할 때 정신을 못 차리면 부상 위험이 오니까 감독님이 더 소리를 치시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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