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재활 졸업’ 산체스-듀브론트, 화려한 재기 기대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17 13: 00

보통 KBO 리그 구단들은 수술 전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를 꺼린다. 비싼 몸값을 지불한 선수의 몸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부상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SK와 롯데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영입 시장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 SK는 우완 파이어볼러 앙헬 산체스(28)와 총액 110만 달러(연봉 85만 달러·옵션 25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최근 좌완 펠릭스 듀브론트(30)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공통적인 것은 두 선수가 2년 전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다는 것이다.
팔꿈치 수술은 의학적으로 많이 정복이 됐다. 실패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 건강하게 돌아와 뛰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어깨에 비하면 그렇다는 것이지, 팔꿈치 수술 후 기량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토미존 수술 이후 구속이 오른다”는 것도 일부 사례에 해당한다. 적어도 1년의 재활 기간을 둬야 하는 큰 수술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SK와 롯데는 과감하게 두 선수를 선택했다.

오랜 기간 관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SK는 산체스에 수술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상당히 유력한 영입 후보였다. 팔꿈치 수술로 뜻을 접기는 했지만, 수술 이후 재활 과정과 등판을 꼼꼼하게 챙겼다. 롯데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듀브론트는 많은 KBO 리그 팀들이 1~2년 전 관심을 가진 투수였고 롯데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수술 이후 주목도가 떨어졌는데 롯데는 듀브론트의 재활 상황을 유심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는 올해 나란히 복귀해 무난한 적응기를 거쳤다. 듀브론트는 MLB 무대에 올라가지는 못했으나 마이너리그 트리플A 무대에서 29경기(선발 2경기)에 나갔다. 29경기에서 42이닝을 던졌다. 복귀 첫 해 무리하지 않은 셈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상적인 복귀 및 재활의 2년을 보냈다. 롯데 관계자는 “구속이 돌아온 것은 직접 확인을 했다”면서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산체스도 마찬가지다. 산체스는 트리플A 39경기에서 55⅓이닝, MLB 8경기에서 12⅓이닝을 던졌다. 1년 동안 67⅔이닝 소화다. 역시 많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갈수록 구속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워싱턴전에서는 최고 99마일(159.3㎞)의 강속구를 던졌다. 역시 SK도 올해 스카우트들이 경기장을 찾아 산체스를 직접 찾아봤고, 내년부터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관건은 이닝 소화다. 듀브론트는 보스턴 소속이었던 2012년과 2013년 나란히 11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선발 경험이 많다. 다만 부상이 없었던 선수는 아니라 그 후로는 100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다. 다시 몸을 만드는 시간이 관건이다. 산체스 또한 올해는 선발 등판이 단 한 번도 없다는 불안감은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팀들이 내년 1년만 보고 데려온 것은 아니다. 적절하게 이닝 관리를 한다면 자신의 기대치는 충족시킬 가능성이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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