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단기 계약’ NC, FA 시장에 기준 제시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18 11: 29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나름대로의 비중을 가진 NC 선수들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 끝났다. 준척급 FA 시장에 불어 닥친 '합리적 기조'의 칼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다른 선수들의 계약에도 기준이 될 전망이다.
NC는 FA 자격을 얻은 소속 베테랑 선수 세 명의 협상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손시헌(37)은 2년 총액 15억 원(계약금 5억, 연봉 5억)에, 이종욱(37)은 1년 총액 5억 원(계약금 3억, 연봉 2억)에, 지석훈(33)은 2년 총액 6억 원(계약금 3억, 연봉 1.5억)에 각각 계약을 맺었다.
세 선수는 NC 창단 후 팀의 급진적인 성장세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들이다. 각각 두산 소속이었던 손시헌 이종욱은 2014년 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FA 계약을 맺은 뒤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도 여전한 지분을 과시한다.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지석훈 또한 최근 4년 동안 매년 최소 114경기 이상에 뛰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직은 팀에 필요한 선수다.

그러나 나이에 따른 가치 저하는 피하지 못했다. 유격수로서의 가치가 있는 손시헌만 총액 10억 원 이상(15억 원)을 확보했다. 손시헌의 올해 연봉은 4억 원이었다. 반대로 이종욱의 올해 연봉은 5억 원이었으나 2억 원으로 깎였다. 계약금으로 만회한 셈이 됐다. 지석훈은 올해 연봉이 1억4900만 원이었다. 연봉만 놓고 보면 향후 2년간 제자리걸음을 한다. 계약금으로 2년간 3억 원을 더 확보하는 선에 그쳤다.
예년 같았으면 올해보다는 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법한 실적을 냈다. 물론 나이 때문에 타 팀 이적이 쉽지 않았겠지만, 적어도 계약 기간에서 손해를 봤다는 느낌이 강하다. 실제 선수들은 1~2년 제시안에 쉽게 도장을 찍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구단의 의중이 더 강하게 반영된 계약을 맺었다. 이종욱 지석훈은 단년 계약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FA 대박과는 거리가 있었다. 외부 수요가 없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 정도에서 매듭을 지은 게 다행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격수 손시헌은 4년간 471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783, 28홈런, 181타점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유격수 수비도 선보였다. 올해는 124경기에서 타율 3할5푼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종욱도 4년간 490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 OPS 0.756을 기록했다. 올해는 규정타석에 미달되기는 했으나 104경기에서 타율 3할8리를 쳤다. 지석훈은 내야를 두루 볼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의 가치가 있었다.
NC로서는 특별한 오버페이 없이 합리적으로 세 선수를 눌러 앉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나중에 말썽이 될 수 있는 계약기간에서 구단의 생각을 관철시킨 것은 큰 소득이다. 
그러나 계약을 기다리는 나머지 FA 선수들은 NC에서 흘러나온 계약 소식이 그렇게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총액은 그렇다 치고, 계약기간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좋은 과거 실적이 있었던 세 선수가 나란히 1~2년 계약에 사인했다는 점은 시장 현실만 다시 확인하는 선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 선수들도 결국 백기를 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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