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 구단주 아쉬움, “강정호, 장기공백 예상 못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26 00: 27

음주운전사고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정호(30·피츠버그)에 대해 피츠버그 구단주도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강정호가 시즌 전체를 날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밥 너팅 피츠버그 구단주는 최근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리뷴’과 가진 2017년 결산 및 신년 인터뷰에서 구단의 2017년을 담담하게 돌아봤다. 최근 몇 년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무시할 수 없는 강호로 군림했던 피츠버그는 올해 75승87패(.463)에 그치며 지구 4위로 추락했다. 2년 연속 5할 미만의 시즌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뜻밖의 징계로 팀이 가진 전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외야수 그레고리 폴랑코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세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팀 내 야수 1위였던 스탈링 마르테는 금지약물복용이 적발돼 8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강정호는 지난겨울 음주운전사고로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역시 전력에서 빠졌다.

지역 언론들은 피츠버그가 이 핵심적인 세 선수의 공백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날을 세운 바 있다. 적절한 영입으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너팅 구단주는 이런 질문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을 내놨다. 폴랑코와 마르테는 구단이 나름대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반대로 강정호의 장기공백은 구단이 예상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너팅 구단주는 “선수에 대해 결정할 때 나는 닐(헌팅턴 단장)에 의존하는 편”이라고 운을 떼면서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많은 논의를 거쳤다. 폴랑코의 부상은 단기적인 것이라 우리는 부상 재발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마르테는 그가 정상적인 컨디션과 함께 복귀해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이 부분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다만 강정호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너팅 구단주는 “강정호 부분은 우리가 뭔가의 조치를 했어야 했다”고 말하면서 “시즌 전체 기간을 그와 함께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못했다”고 떠올렸다. 너팅 구단주는 “우리는 불완전한 정보와 함께 불완전한 세상에 살고 있다. 닐(헌팅턴 단장)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헌팅턴 단장을 감싸 안았다.
현재 강정호는 취업비자발급을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피츠버그는 일단 강정호 없이 2018년 구상을 짜고 있다. 너팅 구단주와 헌팅턴 단장 등 구단 수뇌부들은 “강정호의 복귀를 계속 추진하되, 대안을 마련한다. 강정호가 복귀하면 그것은 보너스가 될 것”이라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아직 강정호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다소 안일하게 대처했던 2017년의 교훈은 가슴에 새기고 있는 모습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닐 헌팅턴 단장(왼쪽)과 밥 너팅 구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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