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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은 대한항공, '14-9 트라우마'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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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힘듭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지난 28일 삼성화재전에서 풀세트 역전승을 거둔 뒤 꺼낸 첫마디. 1~2세트를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대한항공은 3~5세트를 내리 잡으며 풀세트 역전승을 장식했다. 

마지막까지 진담을 뺀 것은 지난 2일 삼성화재전 역전패 충격 때문이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인천에서 삼성화재에 풀세트 패배를 당했다. 마지막 5세트에서 14-9로 매치 포인트까지 앞두며 승기를 굳혔지만 삼성화재의 끈질긴 추격에 5점 연속 내줬다. 듀스를 허용하더니 결국 20-22으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충격이 대전으로 옮겨 치러진 28일 삼성화재전에서도 반복될 뻔했다. 5세트 막판 가스파리니의 백어택으로 14-9를 만들었지만 그때부터 삼성화재가 뒷심을 발휘했다. 박상하의 속공, 황동일의 블로킹으로 야금야금 따라붙었다. 11·12점을 내자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타임아웃을 불러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분위기를 탄 삼성화재는 박상하가 진상헌의 속공을 블로킹하며 14-13 한 점차까지 쫓아왔다. 수비 집중력까지 살아나 대한항공에 다시 한 번 악몽을 선사할 듯했다. 그러나 타이스의 백어택 포히트가 나오며 가까스로 대한항공이 웃었다. 

박기원 감독은 "14-9에서 추격을 당할 때 선수들이 지난번 역전패가 딱 떠오르는 듯했다. 젊은 선수들이 바짝 얼어서 긴장하더라. 쉽게 받을 수 있는 서브 리시브도 안 됐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가스파리니 역시 "지난 경기에서 말도 안 되게 역전패했다. 같은 패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강하게 정신무장했다"며 "오늘도 14-9에서 비슷한 상황이 될 뻔했다. 선수들에게도 '이러다 또 역전패할 수 있으니 정신 똑바로 차리자'고 했다. 승리해서 다행이다"고 한시름 놓았다. 

14-9 트라우마를 떨쳐낸 대한항공으로선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다. 올 시즌 삼성화재전 3연패를 끊어냈다. 3패 중 2패가 풀세트 패배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이날은 반대로 풀세트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전 징크스를 떨쳐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기원 감독은 "제일 중요한 건 삼성화재에 이겼다는 것이다. 3번을 계속 졌는데 자존심을 걸고 싸우자고 했다. 선수들에게 듣기 싫은, 자극적인 이야기를 좀 했다"며 "부담감이 컸을텐데 잘 버텨줬다. 우리팀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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