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의 칭찬은 안드레아스를 춤추게 했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29 20: 24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 최근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외인 안드레아스 프라코스와 최태웅 감독에게 딱 어울리는 이야기다.
현대캐피탈은 2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열린 OK저축은행과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맞대결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2위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시즌 12승(7패) 승점 39째를 기록했다. 선두 삼성화재(14승5패, 승점 39)와 승점을 나란히 하는 순간이었다. 비록 다승에서 밀려 2위에 머물고 있지만, 선두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됐다.
토종과 외인 모두가 고루 활약했다. 안드레아스가 14득점, 문성민이 15득점. 이밖에도 송준호가 1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안드레아스는 1세트부터 펄펄 날았다. 1세트에만 8득점(공격 성공률 50.00%)을 올렸다. 블로킹으로도 2점을 뽑아냈지만 특히 서브 에이스 2개가 주효했다.

2세트는 다소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빛났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초반부터 OK저축은행을 압박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이 후위 공격을 앞세워 세트 막판 18-21까지 추격했다. 여기서 안드레아스가 빛났다. 안드레아스는 조재성의 백어택을 연이어 막아내며 5점 차로 벌렸다. 사실상 OK저축은행의 추격 의지를 꺾는 장면이었다.
이처럼 최근 현대캐피탈의 상승세에 앞장서는 안드레아스다. 올 시즌 앞둔 현대캐피탈은 외인으로 'V-리그 경력자' 아르파드 바로티를 낙점했다. 하지만 바로티가 9월말 연습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당시 5주 진단을 받았고, 현대캐피탈은 외인을 급히 교체했다. 그게 안드레아스였다.
안드레아스는 시즌 초반 현대캐피탈의 빠른 배구에 적응을 어려워했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도 1라운드 3승3패로 큰 강세를 띄지 못했다.
안드레아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적응했다. 미챠 가스파리니나 크리스티안 파다르만큼의 폭발력은 없었지만 '토털 발리볼'의 일원으로 역할은 충분했다. 그 속에는 최태웅 감독의 칭찬이 숨어있었다. 최 감독은 12월 초, 안드레아스에게 "너는 안드레아스다. 충분히 외인으로서 활약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공교롭게도 안드레아스가 그즈음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부담은 안겨주지 않았다. 최태웅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지금이 안드레아스의 최대치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지금 팀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띈 건 안드레아스의 공이 크다. 이대로만 해줘도 더 바랄 게 없다. 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대치가 낮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최근 공수에서 안정감을 뽐내는 안드레아스였기에 '정상급 컨디션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제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 11연승을 달렸던 삼성화재에 도전한다. 정확히 반환점을 돈 시점.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고민거리였던 외인 안드레아스의 반등은 그 불확실성을 대폭 줄일 카드다. /ing@osen.co.kr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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