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셀비, '비교 대상' 버튼 앞 무력 시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30 16: 47

외인 지명 1순위와 2순위. 뚜껑을 열자 2순위 디온테 버튼(DB)의 활약이 무서운 반면, 1순위 조쉬 셀비(전자랜드)는 실망스러웠다. 심리적으로 쫓길 수밖에 없던 상황. 그러나 셀비는 '심리적 라이벌' 버튼 앞에서 무력시위를 펼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인천 전자랜드는 30일 인천 삼산체육관서 열린 원주 DB와 '2017-18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맞대결서 75-61 승리를 거뒀다. 1쿼터부터 DB 상대로 앞선 경기력을 선보였다. 후반 들어 쫓기는 모습이 나왔지만 전반에 벌어둔 점수 차를 잘 지켰다.
6위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직전 경기 패배를 털어내며 시즌 15승(14패) 째를 거뒀다. 공동 4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안양 KGC에 2.5경기 차로 다가섰다. 특히 올 시즌 상대 전적 무승3패로 고전한 DB 상대로 거둔 승리라 의미있었다. DB는 4연승 호조에 제동이 걸리며 전주 KCC와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DB의 우세가 점쳐졌다. 최근 4연승의 분위기에 3승무패 상대 전적이 그랬다. 거기에 버튼과 셀비가 겨루는 외인 매치업에서도 DB가 우세할 수밖에 없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앞둔 외인 드래프트에서 실질적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고, 셀비를 뽑았다. 2순위 DB의 선택은 버튼이었다. 물론 지명 순위가 호성적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배경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졌다. 셀비는 미국 전체 랭킹 1위를 다퉜던 선수다. 버튼에 비해 확실한 카드처럼 여겨졌다.
결과는 'DB 대박-전자랜드 쪽박'의 모양새였다. 버튼은 올 시즌 27경기서 평균 31분27초를 뛰며 22.2득점-9.1리바운드로 펄펄 날고 있다. 특히 승부처인 4쿼터 평균 7.3득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그야말로 '해결사'인 셈. 반면, 셀비는 28경기 평균 25분59초를 뛰며 16.9득점-3.3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버튼에 비해 단순 기록에서 밀릴 뿐 아니라 기복이 심하다. 특히 22일 KGC전에서 무득점의 굴욕까지 맛봤다.
때문에 셀비는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교체 카드까지 만지작 할 정도. 전자랜드의 '미운 오리'로 떠오른 셀비였다.
하지만 셀비는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그러한 우려를 완전히 지웠다. 셀비는 이날 25분54초를 누비며 3점슛 2개 포함 18득점-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고비마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수비 리바운드 6개를 따냈다는 점이 반가웠다. 셀비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였다.
반면, 늘 셀비를 압박하던 버튼은 이날 경기 고전했다. 6득점-14리바운드에 그쳤다. 수비 리바운드에서는 힘을 냈지만, 야투 성공률이 30%로 떨어졌다. 3점슛 2개 모두 실패했다. 특히 4쿼터 종료 3분16초 전인 56-65 열세 상황에서 무리한 3점슛 시도로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4쿼터 득점 1위의 명성에 흠집을 내며 무득점에 그쳤다.
퇴출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라이벌을 만났다. 그리고 실력으로 증명했다. 셀비의 반전이 이어진다면 전자랜드의 순위 상승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ing@osen.co.kr
[사진]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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