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코치'의 1군 선임…모험 속 김태형 감독의 확신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1.14 06: 05

"초보 코치라고 1군 있지 말라는 법 있나?"
2017년 시즌 종료 후 두산은 많은 코치진 유출을 겪었다. 수석코치 겸 메인 투수 코치를 맡고 있던 한용덕 코치가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옮긴 가운데, 강인권 배터리 코치와 전형도 작전·주루 코치가 한용덕 감독과 함께 한화로 떠났다.
지난 12일 두산은 2018년 시즌을 이끌 코치진을 발표했다. 지난해 2군 감독을 맡았던 이강철 코치가 수석코치 겸 메인 투수 코치를 겸직하는 가운데,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타격 코치를 역임했던 고토 코지 코치를 타격 코치로, 기존 타격 코치였던 강석천 코치를 2군 감독으로 선임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조성환, 조인성 '초보 코치 2인'을 곧바로 1군 코치로 나선다는 것이다. 조성환 코치는 수비 코치를, 조인성 코치는 배터리 코치로 지도자 첫 발을 내딛는다.
두 코치 모두 김태형 감독이 시즌 종료 후 직접 추천한 인물이다. 조성환 코치는 2014년 시즌 종료 후 은퇴한 뒤 해설위원의 길을 걷다 이번에 처음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조인성 코치의 역시 지난 시즌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만큼, 두산 코치가 지도자로서 첫 발이다.
사실 은퇴 후 곧바로 1군 코치가 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지난 2015년 SK에서 은퇴한 박진만 코치는 곧바로 1군 수비 코치로 나섰고, 마정길(넥센) 코치와 서재응(KIA) 코치도 1군 불펜 코치가 첫 보직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은퇴했던 팀에서 곧바로 코치가 되는 경우가 대다수로, 두산과 같이 외부 수혈로 온 초보 코치가 1군에 곧바로 선임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어려울 수도 있는 결정이었지만, 그 속에는 김태형 감독의 믿음도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11월 마무리캠프 당시 "초보라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충분히 초보 코치도 1군 코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조인성 코치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만큼, 1군 투수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새롭게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두 코치의 각오도 남달랐다. 지난해 11월 초에 두산 코치로 임명된 조성환 코치는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선수단과 한 차례 호흡을 같이했다. 1군 주전 선수가 많이 빠지긴 했지만, 조성환 코치는 선수들 속에서 펑고를 받는 등 소통을 앞세워 빠르게 두산에 녹아들어 갔다. 조성환 코치는 "기존에 있던 선수들은 베스트 컨디션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젊은 선수들은 좀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중간에서 역할을 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현역 시절 '강견'으로 유명했던 조인성 코치는 "도루 저지율는 욕심이 난다"고 미소를 지으며 "많은 경험이 있었던 만큼, 경험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들이 어려움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코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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