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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서지 16호, 시인 이상(李箱)의 잡지『중성(衆聲)』표지 그림 발굴 소개

[OSEN=홍윤표 기자]근대서지학회(회장 전경수)가 반년간지인『근대서지』 2017년 하반기호(통권 16호. 소명출판)에 시인 이상(李箱. 1910~1937)의 일제 강점기 시대 잡지의 표지그림을 발굴, 소개했다.

이상이 장정한 잡지는 1929년 6월1일에 발행된 『중성(衆聲)』1권3호. 이상은 그 잡지 표지에 본명인 김해경(金海卿)으로 장정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감도, 날개 등의 시로 한국근, 현대문학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상은 시, 소설, 수필 외에 그림에도 탁월한 소질과 재능을 보였던 작가로 그 동안 김기림(金起林. 1908~?)의 첫 시집 기상도의 표지그림을 그린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중성(衆聲)』은 1927년 3월 7일자로 창간된 대중잡지로 1930년 2월 통권 11호로 폐간됐다. 이상은『중성(衆聲)』3호의 표지에 잡지의 이름인 중성(衆聲)을 삼 겹 내리닫이로 그리면서 이 잡지가 표제로 내건 ‘미신타파(迷信打破)’를 붉은 색으로 끼워 넣는 식으로 책의 이미지를 독특하게 살려냈다. 이상은 김기림의 시집 기상도 표지 그림도 검은 카키색 바탕에 세로줄무늬로 기하학적으로 표현하는 비범한 착상을 선보인 바 있다.


이상은 1917년 서울 누상동에 있는 신명학교(新明學校)에 입학한 뒤부터 그림에 재질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보성고보(普成高普) 시절에는 교내 미술전람회에 유화 ‘풍경’이 입상했으며 경성고등공업학교(京城高等工業學校) 건축과(서울공대의 전신)에 입학한 다음 그림 습작에 몰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살 때인 1929년 12월에는 조선 건축회지『조선과 건축)』표지도안 현상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 바 있다.

1934년에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됐던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 이상이 하융(河戎)이라는 필명으로 삽화를 그린 사실도 있다.

문화관광부 선정 2017 우수콘텐츠 잡지로 선정됐던 『근대서지』16호가 표지에 시인 이상의 표지 장정을 발굴해 내세운 것은 자못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유성호 근대서지 편집위원(한양대 국문과 교수)은 발간사에서 “근대문화사에서 재해석의 코드를 풍부하게 품고 있는 일차적 자료 발굴과 보존과 해석, 그 원형을 보존하고 고전적 해석을 쌓아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근대문화 현상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이고도 효율적인 창”으로 『근대서지』를 규정했다. 폭넓은 자료의 발굴과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한 재해석과 평가, 새로운 의미 부여는 그야말로『근대서지』의 의심할 여지없는 성과이자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서지』는 출간될 때마다 1000쪽 안팎의 살인적인 부피도 그렇거니와 세상에 드러내지 않았던 발굴 잡지나 단행본의 이미지로도 호사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는데 특히 권말 자료소개나 영인(影印)을 통해 귀중한 자료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특장을 지니고 있다. 1월 초에 출간된 『근대서지』16호에도 어김없이 인쇄출판, 문학, 예술문화, 역사문화 등 여러 갈래의 서지분야를 깊이 탐색한 글들과 이미지가 짜임새 있게 실려 있다.

그 가운데 근대출판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차상찬(1887~1946)의 본격 탐구 연재물 첫 회인 ‘차상찬 연구-기초조사와 학술적 연구를 위한 제언’은 정현숙 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교수가 차상찬의 필명확인 문제나 저작의 범위와 특성을 찬찬히 짚어보고 학술적 연구를 위한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차상찬 연구는 특히 그가 주동했거나 관여했던 잡지 『별건곤』과 『혜성』창간호 따위의 이미지도 함께 실려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쇄출판 서지 분야에서 박천홍 아단문고 학예연구실장이 기고한 ‘활자와 근대’는 활자와 근대의 상관성과 관련, “근대시기 활자인쇄에 관한 글로서 실증적 역사적 문양이 섬세하게 담긴 노작”이라고 유성호 교수는 평했다.

2018년은 북으로 간 오장환(1918~1948?) 시인이 탄생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오영식 근대서지 편집위원장이 역사학자 오장환(吳璋換)과 시인 오장환(吳章煥)을 두고 이름 때문에 빚어졌던 오해 아닌 오해를 ‘석명(釋明)’한 다음 기존 오장환 전집에 수록되지 않은 시와 수필, 동요와 동시 7편을 찾아내 원문 수록한 것은 그야말로『근대서지』를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문학서지란에 수록된 ‘근대 딱지본 소설 해제’(김영애 청주대 겸임교수)와 ‘무용가 최승희의 소설 전선의 요화(妖花) 해제’(장유정 단국대 교수)도 주목할 만한 글이다.

전경수 근대서지학회 회장(서울대 명예교수)와 최미희 씨(서울대 인류학 석사)가 공동 집필한 ‘일제의 창씨개명 정책 실시와 조선민중의 은항책(隱抗策)’은 ‘조선총독부가 식민지 조선 전체를 상대로 실시했던 창씨개명 정책이 조선민중에 대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마을 민속지’(집필자의 앞글)로 울릉군 현포동, 순창군 구미리와 갑동리 등 세 마을의 창씨개명 실태를 관공서의 기록물과 구술을 통해 정리한 것이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근대문학관 설립과 관련, 서재길 국민대 교수가 짚어본 ‘프랑스문학관의 사례로 본 한국 근대문학관의 방향’은 “프랑스의 경우를 참고삼아 방문객과 지역사회의 능동적인 체험과 문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은 정책 입안자들이 새겨들어야한 조언이다.

/chuam2@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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