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활동기간, '11월15일~1월15일'로 앞당기면 어떨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1.21 06: 10

현재 비활동기간 12월~1월, 스프링캠프 시간 부족 
저연봉 선수들은 자비 훈련 부담..기간 변경 대안
 비활동기간, 매년 겨울이면 프로야구에서 언급되는 단어다. 1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인 비활동기간을 조금 앞당기면 어떨까.

KBO 규약에 따라 선수들은 연봉을 매년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로 분할 지급받는다. 선수들의 참가 활동 보수 기간이 2월부터 11월까지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KBO와 구단을 대상으로 연봉을 받지 않는 12월과 1월의 '비활동기간'을 엄격하게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수협은 선수들이 휴식의 자유를 누리며 자율적인 개인 훈련을 주장해 비활동기간의 권리를 찾아왔다. 이전에는 12월에는 재활 캠프, 1월 초부터 스프링캠프를 출발하면서 제대로 쉴 시간이 없기도 했다. 
2014시즌이 끝나고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의 마무리캠프 훈련 때 비활동기간 단체 훈련 논란이 크게 불거졌고, 2017년부터는 선수협이 '모든 스프링캠프는 2월 1일부터 시작한다'는 합의를 관철시켰다. 이전에는 1월 중순부터 캠프로 출발했으나 지난해 10개 구단은 2월 1일 스타트했다.
비활동기간 단체 훈련 금지로 인해 12월과 1월에 선수들은 저마다 개인 훈련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문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고연봉 선수들은 자비로 따뜻한 괌, 오키나와 등지에서 개인 훈련을 한다. 그러나 저연봉 신인급 선수들에게 해외 개인 훈련은 비용 부담이 커 언감생심이다. 12월에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기초 체력 훈련에 치중할 수 있지만, 1월에는 공을 던지고 치는 훈련을 서서히 해야 한다. 그래야 2월 캠프 시작에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스프링캠프를 처음 경험한 구단들은 선수들의 몸 상태나 훈련 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했다. 1월에 선수들은 알찬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자비를 들여 따뜻한 해외로 나가야 하는 부담이 있고, 구단들은 2월 캠프 시작부터 제대로 된 훈련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선수협이 구단들과 합의해 비활동기간(12월 1일~1월 31일)에서 11월 15일~1월 15일로 보름만 앞당기는 방법은 어떨까. 연봉을 받지 않는 비활동기간 2개월은 변함이 없되, 기간을 조금만 바꾸자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구단은 1월 15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수 있다. 코칭스태프는 개막 전까지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해 선수들을 체계적이고 알찬 훈련으로 이끌 수 있다. 1월 초부터 자비로 해외로 나가는 선수들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LG는 21일 22명의 선수들이 대거 애리조나 캠프지로 먼저 떠난다.  1월 초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캠프로 일주일 정도 먼저 들어가 자율 훈련을 한다. 비활동 기간을 보름씩 앞으로 당기면 선수들은 자비 부담을 덜 수 있고, 12월 개인 훈련에 비용을 투자해 더 효율적으로 비활동기간을 보낼 수 있다. 
비활동기간 시작을 11월15일로 앞당기면 마무리캠프 시간이 없어진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현재 대부분 구단은 11월에 20일 넘게 해외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그런데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팀들은 10월 중순부터 2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한다. 그리곤 11월이 되면 10개 구단은 대부분 해외 마무리캠프를 떠난다. 탈락 팀들은 10월 중순부터 11월 15일까지 마무리캠프를 실시하면 된다. 기나긴 훈련 기간으로 선수들의 피로도를 높이는 것보다 짧게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훈련 보다는 재활, 휴식이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1군 주전들은 어차피 마무리 캠프에 빠지고, 1.5군 선수들 위주로 치러진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은 10월말, 늦어도 11월 초에는 한국시리즈가 끝난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의 마무리 훈련도 어차피 주전급이 빠진다. 2군 선수 위주로 훈련을 하기에 일찍 실시해도 큰 문제는 없다. 한국시리즈 진출팀이 아닌 3~5위 팀들은 1군 선수들도 11월 15일까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할 수 있다.
구단에선 비용 부담을 거론할 수 있다. 1월 15일로 앞당겨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면 지금보다 수 억 원의 비용이 늘어난다. 하지만 지방 구단의 운영팀장은 "비용 문제를 얘기할 수 있는데, 마무리캠프 대신 스프링캠프를 길게 한다고 보면 된다. 마무리캠프 기간을 줄이거나 아예 국내 훈련으로 간단하게 하고, 해외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길게 하면 비용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무리 훈련을 한 달 가까이 실시하는 것보다 스프링캠프 훈련을 길게 하는 것이 시즌을 준비하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다. 비활동기간(2개월)을 지키되,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법을 선수협과 구단들이 논의해볼 만 하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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