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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싼타페, ‘사용자 경험이 먼저다’ 여성 감각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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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부부가 차를 사기 위해 대리점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남편은 알 듯 모를 듯한 숫자를 되뇌며 출력과 가격 얘기만 한다. 반면 아내는 디자인과 공간 쓰임새에만 관심이 있다. 과연 구매 의사결정은 누가 하게 될까?

현대자동차가 2월 말 출시 예정인 중형 SUV ‘신형 싼타페’를 자동차 담당 기자들에게 지난 30일, 사진을 찍지 않는 조건으로 공개했다. 싼타페가 현대차 SUV 라인업의 볼륨 모델이자 대표주자이다 보니 디자인과 사양 등을 한 꺼풀씩 순차적으로 소개하면서 한달 가까이 ‘싼타페 정국’을 만들어보겠다는 심산이다.

2012년 3세대 출범 이후 6년만에 풀체인지 돼 선보이는 모델이니 만큼 할 얘기가 많을 법도 했다. 그런데 이날 기자단에게 실차를 공개하고 제품을 설명하는 과정에는 낯선 광경 하나가 눈에 띄었다. 여성 임원의 등장이었다. 

현대차 신차 출시 프레젠테이션에서 여성 임원이 등장하는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물에 콩나듯 했다. 더군다나 남자들의 괜한 자존심이 걸려 있는 중형 SUV를 출시하는데 말이다. 이유 없는 선택은 없었다. 여성 임원의 등장은 ‘신형 싼타페’의 특성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사건이었다.

물론 프리뷰라 그랬겠지만 ‘신형 싼타페’의 제품 설명에는 출력과 토크에 대한 얘기가 단 한 마디도 없었다. 온통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과 디자인 이야기뿐이었다.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 제품 설명 자료에 ‘인간 중심의 기술’ ‘사용자 편의 최우선’ 같은 말들이 왜 잔뜩 들어있는 지, 여성 임원의 등장으로 한번에 설명이 됐다.

다시 자동차 대리점 이야기로 돌아가면,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개발 단계에서부터 ‘아내’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남자들이 좋은 차를 분별하는 바이블처럼 여겼던, 출력이니 토크니 하는 얘기들은 이제 더 이상 차별성을 주지 못한다는 판단일 수도 있다.

등장 자체가 신선했던, 현대자동차 제품UX기획실의 김효린 이사는 “이동 수단 그 이상의 차를 만들기 위해 누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싼타페를 타는 지부터 면밀해 연구했다. 철저하게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구축해 신형 싼타페를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면밀한 감성이 가미 된 ‘신형 싼타페’는 처음 보는 기술들이 구동계통이 아닌, 차량 내 거주공간에 대거 배치 됐다.

안전하차보조(SEA, Safe Exit Assist)는 뒷좌석에서 사람이 내릴 때 후방에서 접근하는 차를 감지해 대응하는 장치다. 후방 접근차량을 감지한 센서는 경고음과 함께 뒷좌석 도어를 잠금상태로 유지해 충돌을 미연에 방지한다. 운전석 도어 암레스트에는 뒷문이 열리지 않도록 조작하는 전자식 차일드락 장치가 있는데, 운전자가 후측방 접근 차량을 보지 못하고 무심결에 차일드락을 해제해도 센서가 후방 차량을 감지한 상태라면 잠금 상태가 유지 된다.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Rear Cross-Traffic Collision-Avoidance Assist) 기능은 전면 주차시 후진으로 주차공간을 빠져 나올 때 운전자의 눈 구실을 해 준다.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를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후진이 이뤄질 경우에는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충돌을 방지한다.

후석 승객 알림(ROA, Rear Occupant Alert)은 뒷좌석에 영유아를 남겨 놓고 운전자만 내리는 실수를 방지한다. 운전자가 시동을 끄고 도어를 열면 계기반에는 뒷좌석에 승객이 있다는 사실을 경고 메시지와 함께 음성안내로 알려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좌석 승객을 인지 못하고 도어를 잠그면 천장에 장착 된 초음파 센서가 가동 돼 실내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움직임이 감지 되면 차는 경적음을 내고, 헤드램프를 깜빡거리며 차 주인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다.

신기술은 아니지만 3열 진입을 위해 2열 시트를 터치 한번으로 접거나 움직이는 기능도 탑재 된다. 3열 탑승객이 타고 내릴 때 붙잡을 수 있도록 보조 손잡이도 새로 달았다.

사용자 경험을 우선시하는 기조는 실내 디자인에도 적용 됐다. 대개의 SUV는 차에 오를 때 ‘올라’ 앉는 느낌이 있지만 신형 싼타페는 이를 최소화 했다. 세단같이 ‘내려’ 앉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일단 운전석에 앉고 나면 세단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대시보드 디자인도 독특했다. 뭉툭하고 밋밋한 라운드가 아니라, 바닷가 파도가 층층이 만들어낸 하구처럼 입체적으로 처리 돼 있었다. 내장 디자인팀의 김인석 팀장은 “입체적 기법으로 대시보드를 낮게 디자인 한 것은 시야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 역시 사용자 경험 우선 원칙이 토대가 됐다. 

외관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웅장해졌다. ‘코나’에서 선보인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을 중심으로 잔잔한 선을 없애고 꼭 필요한 선은 굵게 처리했다. 특히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헤드램프에서부터 리어램프까지 일필휘지로 쭉 뻗어 있었다. 실내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 캐릭터 라인을 높여 좌우 공간의 최대폭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세한 제원은 공개 되지 않았지만 신형 싼타페는 확 커졌다는 느낌이 한눈에 들어온다. 커진 덩치를 역동성으로 전환하기 위해 차체를 두르는 선들은 굵고 또렷해졌다.

현대자동차 국내마케팅 실장인 홍석범 이사는 “커진 차체로 카리스마가 넘쳐나지만 그 내면은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기술로 꽉 차 있다”고 신형 싼타페를 소개했다. /100c@osen.co.kr

[사진]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 렌더링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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