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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는 최상급’ SK 이재록, 남은 반쪽 향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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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수비 하나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김강민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다”

SK 퓨처스팀(2군) 코칭스태프는 “이재록(24·SK)의 수비를 지켜보라”고 추천한다. 코치들이 자신 있게 권유할 정도로 빼어난 수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중견수를 소화하는 이재록은 엄청나게 빠른 발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타구 판단 능력이 좋고 공을 추적하는 루트가 대단히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는 “수비는 김강민급이다”고 이야기한다. 중견수가 수비적인 측면에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때문에 이재록의 1군 등용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주전은 아직 무리지만, 대주자나 대수비 요원으로서의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SK 외야수들의 전체적인 수비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 더 그렇다. 1군 27인 중에는 이런 선수도 하나쯤은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재록도 “수비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공격에서 잘 풀리지 않아도 수비에서 기분전환을 하곤 한다”고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재록은 첫 퓨처스리그 시즌이었던 지난해 71경기에서 타율 2할5푼4리를 기록했다. 출루율은 3할2푼9리였다. 중견수라는 프리미엄이 있기는 하지만 타고투저 시대인 현재 KBO 리그 흐름에서 주전급 선수로 도약하기에는 다소 약한 방망이다. 이를 잘 아는 이재록도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타격폼을 싹 바꿨다.

방망이가 밑에 있다 올라오는 식으로 폼을 수정했다. 이재록은 “방망이가 너무 안 맞았다. 무조건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생각이나 고민이 많은 것도 싹 정리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정경배 1군 타격코치가 이재록의 폼을 직접 지도했다. 정 코치는 “이대로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선수에게 자극을 주더라도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폼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겨우 내내 새 타격폼과 친해지기 위해 땀을 흘렸다. 백재호 퓨처스팀 타격코치는 “많이 좋아진 상태다. 타격만 되면 1군에 올라가도 손색이 없는 수비력과 주력”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이재록도 “지금 상태로 봐서는 괜찮을 것 같다. 아직 연습 단계지만, 실전에서 잘 하면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걸었다.

가지고 있는 장점 하나를 확실하게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2017년은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재록은 작년 성적을 두고 “너무 못했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올해는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이재록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아쉬운 것보다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우선 2군에서 선발로 많이 나가고 싶다. 그러면 자연히 타석수가 많아질 것이고 출루율을 끌어올려 득점을 많이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등 SK의 왕조를 이끌었던 외야수들도 처음부터 공격을 잘 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수비력을 인정받아 1군에 올랐고, 제한된 기회에서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은 케이스다. 수비라는 확실한 장기가 있는 이재록도 그런 길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기회가 왔을 때 공격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이재록은 그 기회를 위해 현재도 남몰래 땀을 흘리고 있다. 공격이라는 남은 반쪽을 향한 발걸음이 시작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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