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첫 발' 아이스하키 단일팀, 우려 잠재운 '경기력'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05 05: 57

여러가지 우려속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 문제는 언어였다. 그러나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발걸음은 성공적이었다.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링크에서 세계 랭킹 5위의 스웨덴과 평가전을 펼쳤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가진 첫 번째 평가전서 한국은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지만 전력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1-3(1-3 0-0 0-0)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 임한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22명의 엔트리 중 한국 선수가 18명이 출전했고 북한 선수들은 4명이 포함됐다. 그동안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의 합류에 대해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북한 정수현, 려송희, 김은향, 황충금이 22명 엔트리에 포함됐다. 당초 예상한 3명을 넘어섰다. 공격 포지션인 정수현과 려송희의 경우 각각 2라인과 3라인에서 경기에 출전했다.
그리고 김은향도 간간이 링크를 누볐으나 같은 4라인의 황충금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를 지켰다.
정수현은 예상외의 활약을 펼쳤다. 1피리어드서 감각을 익힌 정수현은 2피리어드서 스웨덴 진영을 향해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일단 안정된 경기를 통해 성과를 드러낼 가능성을 엿보였다. 비록 메달권에 가까운 수준은 아니겠지만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경기력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스웨덴과 만났던 때 보다 경기력이 훨씬 좋아졌다. 팀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전력이 좋아진 것. 북한 선수들의 합류 때문이 아니라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머리 감독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과 함께 일주일 정도 훈련을 했다. 북한 선수들도 우리의 연습을 긍정적으로 펼쳤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난  연습 때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수현의 활약에 대해 머리 감독은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머리 감독은 "정수현은 터프하고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다. 언어가 달랐지만 빠르게 적응했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한다면 2조로 출전 시킬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냉정한 판단이었다. 원래 호흡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이었기 때문에 북한 선수들은 대부분 4조에 포함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머리 감독은 필요한 라인에 북한 선수를 투입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물론 북한 선수들이 모두 크게 활약한 것은 아니다. 정수현을 제외하고는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특히 문제는 언어였다.
머리 감독은 "한국과 북한의 언어가 조금 달랐기 때문에 3가지 언어로 대답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경기 용어의 혼란이 있었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또 훈련을 제외하고는 만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경기 후 분석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물론 정치권에서는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언어가 합쳐지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은 컸다. 여러가지 부담에도 분명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걸음은 성공적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진짜 무대에 나설 차례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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