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듀랑고' 앞세운 넥슨의 반격, 모바일 전쟁 3파전 될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2.08 07: 57

2012년 애니팡이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을 때만 해도 모바일 게임의 대세 장르는 '캐주얼'이었다. 6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모바일 주도권을 잡고 있는 건 '캐주얼'장르가 아니라 MMORPG다.
지난 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사실상 '리니지'라는 획기적인 IP 손에서 좌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M'은 각각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의 회사규모 자체를 한 체급이상 끌어올렸다. 해외매출을 포함해 1조 원을 걷어들인 '리니지2 레볼루션'이나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에서 9953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아닌 '리니지M'이 있어서 가능했다.
3N의 한 축을 맡고 있던 넥슨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서든어택 피파온라인3 메이플스토리 등 걸출한 라인업이 있었지만 모바일에서는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의 뒤를 버겁게 쫓아가기 바빴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가 내세웠던 '리니지 IP'는 소위 '린저씨'들의 지갑을 공략해서 흥행이 가능했었다. 상대적으로 지갑이 가벼운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무과금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과금 유저들과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그로인해 '소녀전선' 같은 착한 부분유료화 게임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임 밸런스의 영향이 가능 확률형 아이템 대신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치장 위주의 아이템으로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어낸 바 있다.
지난 6년간 넥슨이 공들여 준비한 야심작 '야생의 땅: 듀랑고'도 착한 부분유료화게임을 내세워 시장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를 단숨에 모바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나게 만들었던 '리니지M'처럼 '야생의 땅: 듀랑고'는 안타를 기대했던 넥슨에게 홈런의 효과를 안겨주고 있다.
야생의 땅: 듀랑고는 현재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양대 스토어에서 7일 기준으로 인기순위 2위에 올라있다. 1만명에게 1만원짜리 무료상품권을 배포하는 레이싱스타M의 이벤트 영향이 있기 전까지는 무료 다운로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출시 2주가 지난 시점에도 다운로드가 이어지면서 33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확률형 아이템이 없음에도 매출도 나쁘지 않다. 애플 앱스토어 매출 7위와 구글플레이 매출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일까지는 꾸준히 5위권을 수성한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사실.
'듀랑고'의 선전에 힘입어 넥슨은 모바일 전쟁을 3파전 양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초등학생을 게임의 세계로 끌고갔던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작하는 ‘메이플블리츠X'와 마비노기 IP를 이식한 '마비노기 모바일’로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도 2018년 다수의 모바일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치고 올라오는 넥슨의 약진이 올 한 해 모바일 게임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할지 기대된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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