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100만↓" 연상호 감독의 '염력', 이렇게 굴욕 당할 영화였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2.11 14: 00

 ‘부산행’(2016)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으로 개봉 전부터 높은 기대감을 자아냈던 영화 ‘염력’이 예상치도 못했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개봉한 ‘염력’은 어제(2월 10일)까지 96만 8220명을 동원했다. 이날 하루 1만 461명이 관람하며 일별 박스오피스 9위에 랭크됐다. 개봉 11일차 동안 100만 관객도 동원하지 못한 것이다. 전작 ‘부산행’이 1156만 5479명(공식기준)을 기록한 것에 1/10에도 못 미친 셈이다.
개봉 당일인 1월 31일부터 2월 3일까지 각각 26만 4716명, 10만 1926명, 10만 3337명, 20만 4079명을 모으며 4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개봉 5일차(4일)부터 ‘그것만이 내 세상’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사실 ‘염력’의 흥행 실패는, 만듦새를 떠나, 네티즌들의 낮은 평점과 관객들의 입소문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개봉 초기에는 재미있다는 반응도 많았으나 갈수록 재미가 없다는 댓글들이 달리면서 예비 관객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지녔음에도 부정적인 반응에 힘이 실리니 걷잡을 수 없이 거세졌다.
‘염력’은 별똥별이 스며든 약수물을 마시고 초능력이 생긴 신석헌(류승룡 분)과 그의 딸 신루미(심은경 분)가 불의에 맞서 철거민들을 돕는 내용을 그린 코믹 드라마 영화이다. 2009년 1월 20일 경찰은 용산 철거민들이 망루 농성을 시작한 지 25시간 만에 진압 작전을 실시해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농성자 5명과 경찰 1명이 숨졌고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같은 용산참사를 영화화한 것이다.
이 같은 사회 고발 메시지를 판타지 장르에 녹여 풀어냈다는 점에서 기존의 장르 영화의 문법에 따르지 않은 과감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연기적 폭이 넓은 류승룡의 코믹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염력’은 돈과 권력이 없는 평범한 소시민이 제 아무리 대단한 초능력을 가져도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특권층을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초능력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연상호 감독 특유의 참신한 상상력이 만났지만 안타깝게도 극장가를 평정하진 못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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