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클로저' 김강률, "좋은 모습 잇는 것이 숙제"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2.13 14: 52

두산 베어스 투수 김강률(30)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여전히 자신을 낮췄다. 부상 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그저 묵묵히 공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빠른 공을 보유해 엄청난 기대를 받던 김강률은 입단 11년차가 된 2017년,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왔다. 정규시즌 70경기에서 89이닝을 소화하며 7승2패7세이브, 12홀드 함께 3.4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은 계속 됐다. NC와의 플레이오프,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뒷문을 완벽히 책임졌다. 다음은 "홀드나 세이브 수치에 대한 욕심은 없다. 작년 성적을 토대로 확실히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김강률과의 일문일답. / bellstop@osen.co.kr

- 비시즌 어떻게 몸을 만들었나. 
▲ 12월 한 달간은 무조건 쉬기만 했다. 그러다 1월 4일 오키나와로 출국해 몸을 만들었다. 임진우 선배와 함께 갔다. 마지막 일주일은 돗토리에서 보냈다. 공은 잡지 않고 오직 몸만 만들었다.
- 2017시즌 전에도 돗토리를 갔던 것으로 아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지인의 추천으로 돗토리 월드윙트레이닝센터라는 곳에 갔다. 단순히 '안 해봤던 걸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훈련했는데, 나와 아주 잘 맞았다. 운동을 하면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돌아보면 돗토리를 간 것이 내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그곳에서 몸을 만들어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까. 그래서 올해도 똑같이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일찌감치 마음 먹었다. 고민없이 돗토리를 선택한 이유다. 
-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입단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용됐다. 체력적으로 고비가 있었을 것 같은데. 
▲ 페넌트레이스 중후반까지는 그런 게 없었다. 괜찮았다. 그러나 시즌 뒤 플레이오프 들어가기 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쉬고 나서 던지려 하는데 생각보다 스피드가 안 나왔다. 역시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 순간, 올 겨울 준비 정말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지난해 마침내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무엇이 달라졌던 것일까. 
▲ 코치님들 덕분이다. 늘 옆에서 봐주시고, 세밀한 부분을 수정해 주셨다. 각별히 나를 신경 써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하나 둘씩 감이 왔다. 조그만 것부터 큰 것까지 여러 깨달음 속에서 내 밸런스를 찾아갔다. 그리고 부상이 없었던 점.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아프지 않으니 꾸준히 경기에 나갈 수 있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 같다. 
- 제구에 대해선 확실히 눈을 떴다고 봐야하나.
▲ 아니다. 아직 부족하다. 나에게 '확실히'라는 건 없다. 그저 전보다 좋아졌을 뿐이다. 더 좋은 제구력을 보유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이제 1년 내 몫을 했을 뿐, 더욱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 2007년 입단해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 좋은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그런데 지금은 실감나지 않는다. 아직 통장에 들어오지 않았으니깐...
- 이번 캠프에는 후배들도 많고, 주변의 시선도 달라졌다. 책임감이 생겼을 것 같다.
▲ 내가 벌써 서른 한 살(한국 나이)이라는 게 어색하지만, 후배들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 마냥 부럽다. 20대 초반이라는 나이 하나 만으로. 나 역시 어린 나이에 빨리 잘 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다고 후배들에게는 특별한 말을 하는 건 아니다. 기술적으로, 야구적으로 내가 조언해줄 위치는 아니다. 나는 그저 (이)용찬이와 함께 즐겁게 운동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할 뿐이다. 그동안 선배들에게 밥을 많이 얻어먹었기 때문에 밥도 많이 사고.  
- 아직 1차 캠프 중이지만, 어떤 2018년을 만들고 싶나
▲ 홀드나 세이브 수치에 대한 욕심은 없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정말 가장 중요하다. 아프지 않아야 좋은 성적이 나든, 나쁜 성적이 나든 할 것 아닌가. 큰 욕심 없이 몸 관리 잘해서 풀타임 뛰는 게 개인 목표다. 의욕만 앞서 오버하기보단 차근차근 내 할 일을 하고 싶다.
[사진]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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