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스토리] 한화 샘슨-휠러, 신인들에게 고기 사준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2.14 06: 04

'고기 먹으러 가자'. 
한화 '신인 투수 듀오' 박주홍(19) 김진욱(18)은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일본 주니치를 상대로 첫 연습경기 등판을 가졌다. 신인 투수로는 유이하게 한화 캠프에 합류한 두 선수는 각각 1이닝 무실점, 2이닝 2실점으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즉시 전력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였다. 
경기를 마친 뒤 나하 시내 숙소로 돌아온 두 선수는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다. 외인 투수 키버스 샘슨(27)과 제이슨 휠러(28)가 저녁 식사를 제안한 것이다. 다 함께 숙소 인근 고기 뷔페로 갔고, 고기를 굽는 것부터 계산까지 샘슨과 휠러가 다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데뷔전을 한 신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박주홍·김진욱이 연습경기에 첫 등판했고, 마침 휴일 전날이라 샘슨과 휠러가 식사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두 선수 모두 박주홍과 김진욱이 캠프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아했다"고 귀띔했다. 
신인들과 저녁식사 자리를 직접 마련한 샘슨은 "2명의 신인들과 즐거운 식사를 했다. 박주홍과 김진욱은 헌신적이고, 배우려는 자세가 되어있다. 어떤 조언이라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고 흡수하려 한다"며 "앞으로 언제든 물어볼 게 있으면 무엇이든 답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샘슨은 야구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매경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 긍정적인 마인드로 피칭하라고 조언했다. 모든 경기가 항상 잘 풀리지만은 않기 때문에 결과가 나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면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매경기 즐기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욱은 "외국인선수들과 같이 팀에서 운동하는 것도 신기했는데 먼저 다가와서 식사를 하고 대화하면서 친구가 됐다.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샘슨과 휠러 모두 프로선수 마인드, 마운드에서 긍정적인 자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미국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기에 훈련 방식, 루틴을 만드는 방법, 마인드 같은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도록 하겠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면서 많이 물어보고 얻어가겠다"고 고마워했다. 
샘슨과 휠러의 저녁식사 제안은 신인 투수들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휴식일 전날에는 불펜 포수들에게 한 턱 쏠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샘슨과 휠러처럼 인성이 바른 선수는 흔치 않다. 팀 동료들과 가까워지고, 팀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열심히 한다"며 이런 자세가 좋은 성적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휠러-샘슨(위), 박주홍-김진욱(아래).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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